[정명의기자]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의 스피드가 무섭다. 따라잡기 어려울 지경이다.
네덜란드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독식하고 있다. 남녀 5개 종목이 열린 가운데 4개의 금메달을 휩쓸어갔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장거리는 물론 단거리에서도 크게 향상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12일(한국시간) 열린 남자 1천m에서 네덜란드의 스테판 그루투이스가 1분08초3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네덜란드는 미셸 뮬더까지 동메달을 목에 걸며 시상대에 한꺼번에 두 명의 선수를 세웠다. 한국의 모태범은 1분09초37의 기록으로 12위에 머물렀다.
그야말로 네덜란드의 독식이 이어지고 있다. 모태범이 4위를 차지한 남자 500m에서는 네덜란드가 금·은·동을 휩쓸었다. 이승훈이 출전했던 남자 5천m 역시 메달 3개는 모두 네덜란드의 차지였다. 여자 3천m에서는 이레너 뷔스트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만 많이 따간 것이 아니다. 네덜란드는 5종목에 걸린 총 15개의 메달 중 10개를 휩쓸어갔다. 나머지 5개를 한국, 캐나다, 체코(이상 1개), 러시아(2개)가 나눠가졌을 뿐이다.
그나마 한국의 이상화가 네덜란드의 기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상화는 여자 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는 독보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 이은 '2연패'다. 이 종목에서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이상화를 포함해 역대 3명뿐이다.
이상화가 없었다면 네덜란드는 지금까지 금메달 전관왕에 성공했을 것이다. 여자 500m에서도 네덜란드는 올가 파트쿨리나, 마르호트 보어가 이상화의 뒤를 이어 은, 동메달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독주 속에서 오히려 이상화의 존재감은 더욱 빛나고 있다.
네덜란드는 전통의 빙속 강국이다. 우수한 신체조건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큰 키에 팔다리가 길어 스피드스케이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신체조건이다. 여기에 종목 자체가 국민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아직 여자 1천m, 남녀 1천500m, 남자 1만m, 여자 5천m, 남녀 팀추월 등 스피드스케이팅에는 11개의 금메달이 남아 있다. 장거리 종목이 많아 네덜란드의 메달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 13일 열리는 여자 1천m에서 이상화가, 18일 남자 1만m에서 이승훈이 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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