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을 대표하는 '캡틴(주장)'이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조성환에 이어 박준서가 주장 완장을 새로 찼다.
조성환, 김사율 등 롯데의 전임 주장들은 예전부터 "박준서나 박종윤 등 중고참급이 그 자리를 맡아야 한다"며 "그렇게 되는게 팀 전체를 봐서도 낫다"고 입을 모았다. 두 고참의 바람대로 박준서가 주장이 됐고, 올 시즌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박준서는 "롯데에서 주장을 맡게 된 건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지난 시즌만 놓고 본다면 인기가 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구단이 아닌가. 이런 팀에서 주장을 하게 된 건 분명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담은 되지 않았을까. 박준서도 처음에는 고민을 했다. 그는 "주장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건 지난해 9월"이라며 "당시 권두조 퓨처스(2군) 감독(현 수석코치)에게 '내년부터 주장을 맡게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막상 주장을 맡게 되면 선수들에게 어떻게 그리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걱정이 됐다"고 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도 박준서의 주장 선임에 대해 지지하는 뜻을 보였다.
박준서는 올 시즌 팀 모토를 '즐기면서 경기를 하자'로 정했다. 그는 "이렇게 얘기를 하면 오해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야구를 하루만 하고 그만두는게 아니지 않느냐"며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패한다고 해서 고개를 숙이고 인상을 찌푸리기보다 즐거운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준서는 "지나고 보니 2008년 처음 '가을 야구'에 나갔을 때도 즐기는 야구를 했었다"며 "그런 가운데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2013년 롯데는 순위 경쟁에서 좀처럼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연승을 거둬도 순위는 제자리였다. 그러다 벌어놓은 승수를 까먹는 패턴을 자주 반복한 끝에 결국 4강에 들지 못했다.
박준서는 "올 시즌에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다른 팀들도 전력이 많이 보강됐지만 우리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송승준,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등 기존 자원에 경찰청에서 전역 후 팀에 돌아온 장원준이 있어 선발진은 더 든든해졌다. 여기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강민호를 잔류시켰고 최준석과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데려와 약점으로 꼽혔던 타선도 강화했다.
박준서는 주전이 아닌 백업이다. 전문 대타 요원으로 더 알려졌다. 박준서는 "덕아웃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주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나가서 뛰겠지만 서포터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2루수와 유격수 주전으로 성장한 정훈, 신본기 등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계속 지키는 게 주장으로서 바람이다. 박준서는 "어린 선수들이 계속 치고 올라와야 주전과 백업 전력 모두 보강된다고 본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박준서는 지난 시즌 후 일본에서 치른 마무리 캠프 때부터 후배들에게 '눈치보지 말고 플레이를 즐겨라, 그라운드에서는 하고 싶은 대로 뛰어라'고 강조했다.
즐기는 경기를 한다고 해서 어떤 제약도 없는 그런 야구는 아니다. 박준서는 "잘하고 못하고 기량 차이를 떠나서 선배는 선배답게, 후배는 후배답게 제 자리를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선수단 위계질서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다. 그는 "(조)성환 선배나 (김)사율이 형이 이런 부분을 잘 조절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주장 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어떻게 팀을 이끌어갈지에 대해 설명했다.
박준서는 "선수들 모두 올해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더 올라갈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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