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나보다 폼이 좋은데?"
코치로 변신한 '끝판대장' 오승환(31, 한신)이 초등학생 후배들을 가르치며 한 말이다.
오승환은 16일 자신의 모교인 경기고등학교에서 열린 삼성스포츠단의 '드림캠프'에 주인공으로 참가했다. 이날 오승환은 경기고등학교 후배들, 그리고 역시 자신의 모교인 도신초등학교 후배들 총 40여명의 야구부원을 대상으로 원포인트 레슨에 나섰다.
쌀쌀한 날씨 속 야외에서 진행돼 추울 법도 했지만 오승환은 추운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정성껏 후배들을 가르쳤다. 먼저 도신초등학교 학생들이 오승환의 지도를 받았다. 오승환은 작고 귀여운 후배들이 공을 던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얼굴에 연신 미소를 띄웠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오승환은 "나보다 폼이 좋다. 내년에는 에이스가 될 수 있겠다"며 칭찬을 하기도 했고 "공을 세게 던지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할 점이 있으면 지적을 하기도 했다. 직접 학생들의 상의 팔 부분을 걷어주는 자상함(?)을 보여주기도 했고, 가장 좋아하는 투수가 누구냐고 물은 뒤 "오승환"이라는 대답이 돌아오자 "그런 대답은 더 크게 해도 된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좀 더 진지한 모습이었다. 오승환은 하체의 중심 이동, 팔 각도, 힘을 모아 던지는 법 등을 중점적으로 지도했다. 직접 투구폼을 보여주며 적극적으로 후배들을 지도했다. 후배들도 선배의 열정적인 지도에 고개를 끄덕였다.
고등학생 중 가장 먼저 오승환의 지도를 받은 경기고 2학년 황대인(17) 군은 "평소 코치님이 이야기 하던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 주셨다. 대스타가 지적해 주신 부분이니 고치겠다"며 "평소 무거운 분위기라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오승환이 보여준 의외의 부드러운 이미지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원포인트 레슨을 마친 오승환이지만, 지도자로서의 본심은 그것이 아니었다. 오승환은 "지금이야 좋게 이야기하지만 지도자가 된다면 그렇게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좀 더 가혹하게 가르칠 것이다.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미소와 함께 자신이 꿈꾸는 지도 스타일을 설명했다.
한편 오승환은 국내 일정을 마치고 오는 18일 괌으로 출국, 내년 시즌에 대비한 개인훈련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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