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넥센, LG와의 시리즈에 비해 자신감이 고조된 상태다."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차례로 뒤엎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삼성 라이온즈도 해볼 만하다"며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2차례의 '업셋'으로 사기가 충천한 두산 선수단은 "워낙 힘든 경기를 치러와서 그런지 지금은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라며 입을 모았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1, 2차전이 열리는 대구로 출발하기 하루 전인 22일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가진 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LG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힘든 시기를 넘겼다. 지금은 포스트시즌 시작 전에 비해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라며 "삼성이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삼성의 강점은 풍부한 경험이다. 큰 경기를 많이 해본 팀이어서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다"면서도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3일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돼 우리 선수들도 많이 컨디션을 회복했다. 시리즈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6차전에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두산은 삼성과 상대전적에서 7승9패로 다소 열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는 여러모로 다른 만큼 직접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삼성이 다소 앞서는 건 사실이지만 단기전인 만큼 분위기를 타는 팀이 유리하며 그런 점에서 두산도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선수들도 앞다퉈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우완 선발 요원 노경은은 "넥센과 LG를 이기고 보니 정말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삼성의 전력이 결코 허약하지 않지만 지금의 분위기로는 무슨 일이든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경계 대상은 삼성의 중심타선인 '박석민-최형우-채태인'이다. 모두가 한 방을 갖춰 무척 조심해야 한다"면서도 "어려운 승부에서 계속 이겨왔으니 이번에도 뭔가 될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가을 사나이'로 거듭난 거포 최준석은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넥센과 상대할 때는 중심타선이 정말 두려웠다. 언제 큰 것 한 방이 나올지 몰라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다"는 그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도 무척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포스트시즌서 결정적인 홈런 3개를 터뜨리며 '미스터 옥터버(10월)' 등극 가능성도 보이는 최준석은 "한국시리즈 MVP도 욕심나지 않느냐"는 말에 "MVP를 안 받아도 좋으니 팀이 우승이나 했으면 좋겠다. 우승만 하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2002년 롯데에서 데뷔한 뒤 2006년 시즌 중반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최준석은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한편 두산은 7전4선승제 시리즈에 대비해 불펜 보강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일본 마무리 훈련 중인 이 선수가 이날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엔트리 등록 여부는 미지수다. 김 감독은 "상태를 좀 더 지켜본 뒤 23일 최종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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