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승리를 위해서는 뒷문이 튼튼해야 한다는 진리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넥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고, 2연패를 당한 두산은 벼랑 끝에 놓였다.
1,2차전에서는 두 팀 모두 불펜이 불안한 모습이었다. 포스트시즌 사상 첫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두산은 물론이고, 2연승을 달린 넥센도 불펜진의 투구 내용이 깔끔하지 못했다. 3차전 역시 불펜 싸움, 특히 뒷문 단속이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넥센은 2경기 연속 '구원왕' 손승락을 8회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1차전에서는 8회를 잘 막았으나 3-2로 앞서던 9회, 정수빈에게 동점 2루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도 손승락은 8회 등판해 1.2이닝 1실점하며 팀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로 낙점한 정재훈이 기대 이하의 피칭을 보였다. 1차전, 넥센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투수가 바로 정재훈이었다. 2차전에도 9회 등판한 정재훈은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넥센은 여전히 손승락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먼저 2승을 따냈기 때문에 두산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 종료 후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손)승락이의 부담감도 덜 것"이라며 "우리 팀 최고의 믿는 카드는 손승락이다. 세이브왕이니까 다음 경기에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산은 3차전부터 불펜 운용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김진욱 감독은 "1차전에서도 (정)재훈이의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며 "나머지 경기에서도 재훈이가 제 역할을 해줘야 팀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2차전에도 9회 등판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3차전에서도 정재훈을 중용하겠다는 말은 없었다.
넥센의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뒷문이 불안하기는 양 팀 다 마찬가지다. 두산으로서도 1,2차전에서 넥센의 뒷문 불안을 틈타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해 2승이 아닌 2패를 기록했을 뿐이다.
일단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 체제에 변동이 없다. 반대로 두산은 '마무리=정재훈'이라는 공식에 수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과 함께 윤명준, 오현택, 김선우 등이 상황에 따라 등판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2차전에서도 김진욱 감독은 9회 정재훈이 위기에 몰리자 윤명준, 김선우를 연달아 등판시키는 선택을 내렸다.
한편 손승락이 앞으로도 8회 등판하는 경우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이닝 마무리'를 선호하는 염 감독이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긴박한 상황이라는 판단 아래 평소와 달리 손승락을 2경기 연속 8회에 등판시켰다. 그러나 결과는 두 차례 모두 실패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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