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풍부한 경험의 정재훈(33, 두산)이 올 시즌 구원왕 손승락(31,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뒷문지기 대결을 펼친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7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번 포스트시즌 두산의 마무리로 정재훈을 기용할 것임을 밝혔다. 시즌 내내 뒷문 불안에 고심해 온 두산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카드는 정재훈이었다.
김 감독은 "(정)재훈이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정재훈에게 뒷문을 맡길 것"이라고 전했다. 정재훈은 지난 9월 중순 계속된 불안한 피칭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지난 3일 다시 1군에 등록돼 두산의 마지막 2경기에 모두 등판,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정재훈은 55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14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전성기 때의 성적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선전하며 불안한 두산 불펜진에 소금같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두산에는 지난 2005년 구원왕에 오른 바 있는 정재훈만큼 경험있는 마무리 투수도 없다.
김진욱 감독은 그런 정재훈의 경험에 주목해 이번 포스트시즌 그에게 뒷문을 맡기기로 구상을 마친 것이다. 포스트시즌 경험 역시 정재훈은 두산, 넥센 투수들 중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포스트시즌 총 27경기에 나와 34.2이닝을 소화, 3승 3패 2세이브 3홀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성적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다.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이 5.97에 이른다. 위기를 잘 막아내며 승리를 이끌 때도 많았지만, 유독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 숙이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했다. 정재훈은 포스트시즌 최다 피홈런 공동 4위(8개)에도 올라 있다.
성적이나 결과가 어쨌든, 경험 면에서 정재훈이 손승락에 앞서는 것만은 사실이다. 가을잔치에서 숱한 환희와 좌절의 순간을 보냈던 정재훈과는 달리 손승락은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이 단 2경기에 불과하다. 현대 시절이던 지난 2006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등판한 기록이다. 이후 손승락은 6년간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손승락은 부족한 경험도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마무리투수 기량을 갖췄다. 올 시즌 손승락은 46개의 세이브를 따내며 지난 2010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구원왕에 등극했다. 2위 LG의 봉중근(38세이브)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린 결과였다.
현재 구위만 놓고 봤을 때 정재훈이 손승락을 앞선다고 보기는 힘들다. 구원왕 손승락이 버티고 있는 넥센의 뒷문이 두산보다 낫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경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뒷문이 불안하면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마무리 투수들이 펼칠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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