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투수 브랜든 나이트가 제1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나이트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나이트는 경기 초반 조금 흔들렸다. 넥센이 1회말 서동욱의 희생플라이와 박병호의 솔로포로 2-0으로 앞서고 있던 2회초, 나이트는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홍성흔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이원석(2루타), 정수빈, 양의지에게 연달아 안타를 허용했다. 순식간에 2실점하는 바람에 2-2가 돼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나이트는 역전 위기에 몰리고도 더 이상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상대가 도와준 측면도 있었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김재호가 번트를 댄 것이 포수 바로 앞쪽에 떨어졌다. 허도환이 공을 주워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던 3루 주자 정수빈을 협살로 잡아냈다. 고비를 넘긴 나이트는 후속타자 이종욱을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나이트는 이후부터 제 페이스를 찾아갔다. 1회초에 이어 3회초 다시 한 번 두산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쳐나갔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틴 나이트는 팀이 3-2로 앞서고 있던 7회초 1사 이후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두 번째 투수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왔다. 나이트의 성적은 6.1이닝 96투구에 7피안타 3탈삼진 2실점(2자책점). 나이트는 볼넷을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은 것이 안정적인 피칭의 밑바탕이 됐다.
나이트의 피칭에서 특히 눈에 띈 부분은 유난히 두산 타선을 땅볼로 처리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 나이트는 이날 11차례나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두산 니퍼트가 기록한 3차례 땅볼 유도에 비해 월등히 많은 횟수다.
나이트의 땅볼 유도 신공은 6회초에 돋보였다. 선두타자로 허경민 대신 대타로 나온 오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이후 내리 세 타자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그 비결은 역시 나이트의 주무기인 싱커였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섞어 던졌으나 싱커의 비율이 높았다. 나이트는 96구 중에서 싱커를 37개나 던졌다. 직구(19개)와 슬라이더(24개)보다 많았다.
나이트는 정규시즌에서 두산을 상대로 썩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2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평균자책점은 5.26으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넥센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선발 중책을 맡아 싱커를 앞세워 제몫을 충분히 해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나이트가 넥센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투수 영광을 놓쳤다는 것. 3-2로 앞서가던 넥센은 9회초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정수빈에게 동점 2루타를 맞고 3-3 동점을 내주면서 나이트의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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