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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 센스 있는 한 방, K리그 수준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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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경기서 선제골로 흐름 달라지게 해, 주장으로서도 제 몫

[이성필기자] 거센 함성을 잠재운 환상적인 골이었다. 고지대 원정이라는 어려움을 잊게 만든, 축구 지능이 돋보이는 골이기도 했다.

FC서울이 3일 새벽(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에스테그랄(이란)과의 4강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1차전 2-0 승리를 포함해 1승1무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서울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우승을 놓고 겨루게 됐다.

양 팀의 싸움은 미드필드에서의 주도권을 구가 잡느냐가 관건이었다. 에스테그랄은 중원의 핵인 자바드 네쿠남과 안드라닉 테이무리안이 1차전에서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서울 중원의 지휘자인 하대성에게는 더욱 영리한 경기 운영이 요구됐다. 이를 잘 알고 있던 하대성은 패스 강약을 조절하며 동료들의 호흡이 터지도록 했다. 고지대에서는 호흡이 빨리 정상적으로 돌아와야 상대와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아자디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서울 입장에서는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하대성이 중원에서 조율사 역할을 잘 해냈다.

선제골도 무엇보다 중요했다. 1차전에서 2-0으로 이겼지만 원정경기서 선제골을 내줄 경우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다. 서울이 먼저 골을 넣으면 경기 분위기가 급격하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누가 골을 먼저 터뜨리느냐가 관건이었다.

하대성은 지난해 10월 대표팀의 일원으로 아자디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을 치른 경험이 있다. 그도 이번 경기 전 "무조건 선제골부터 넣어야 한다"라며 골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결국 하대성은 스스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장면 자체가 기가 막혔다. 페널티지역에서 흘러나온 볼을 잡아 컨트롤한 뒤 수비수의 방해를 뚫고 왼발 칩샷을 시도했다. 볼은 골키퍼가 손을 뻗을 수 없을 정도로 얄미운 궤적을 그리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함성을 지르던 아지디구장 홈 대관중을 침묵에 빠뜨리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하대성의 골이 나오면서 에스테그랄은 4골을 넣어야 결승에 갈 수 있는 절대 불리한 처지로 몰렸다. 원정 다득점 원칙까지 있어 그야말로 절망적이었다. 후반 에스테그랄이 두 골을 넣으며 추격을 해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대성의 골로 에스테그랄과 이란 축구팬들은 절망감 속에 서울과 K리그의 수준을 확실히 기억하게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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