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최근 LG 트윈스의 상승세를 두고 야구계에서는 한 선수를 칭찬하는 목소리가 높다. 안방마님으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윤요섭(31)이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을 앞둔 LG의 가장 큰 고민은 포수 포지션이었다. 조인성의 SK 이적 이후 주전 포수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조인성의 백업이던 김태군마저 특별지명을 통해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경험이 부족한 윤요섭, 대졸 2년차 조윤준으로 안방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LG는 트레이트를 통해 삼성에서 현재윤을 영입했다. 시즌 초반 현재윤이 주전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고민이 해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현재윤이 부상을 당하는 돌발 악재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최경철을 영입했다. 하지만 최경철도 부상을 당했다. 때마침 현재윤이 부상에서 복귀했다. 그런데 얼마 후 현재윤은 다시 부상을 입었다. 그야말로 LG 안방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그 때 든든한 안방마님 역할을 해낸 이가 윤요섭이다. 지난 시즌 LG 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뛰었던 윤요섭이지만 올 시즌에는 이적생들에 밀려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하던 터였다. 동료의 부상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윤요섭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도루 저지 등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었지만 확실히 윤요섭은 기대 이상이었다. 편안한 리드로 투수들의 최대 능력을 끌어냈다. LG 투수들은 현재윤, 최경철 없이도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했다. 김기태 감독도 "(윤)요섭이가 잘해주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칭찬의 말을 남겼다.
최근 LG 코칭스태프는 윤요섭의 체력이 걱정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홀로 마스크를 쓰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삼성전에는 김재민, 17일과 18일 KIA전에는 조윤준을 선발 포수로 내보낸 것은 윤요섭의 체력 안배를 위한 측면이 강했다.
21일 넥센과의 경기를 앞둔 목동구장에서 만난 윤요섭. 코칭스태프의 배려에도 윤요섭의 얼굴에는 최근의 피로가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윤요섭은 "전혀 힘들지 않다. 경기에 나가는 것이 행복할 뿐"이라며 "자꾸 쉬게 해주시는데 나에 대한 배려는 경기에 내보내 주시는 것"이라고 경기 출전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마침 이날은 부상에서 회복한 현재윤이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윤요섭의 체력부담을 덜 수 있는 희소식. 한편으로 윤요섭에게는 본격적인 주전경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일이기도 하다.
올 시즌 윤요섭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타격이다. 시즌 타율이 아직 2할에 미치지 못한다. 한때 팀의 4번타자로 출전하기도 했던 '강타자' 윤요섭에게는 생소한 타율이다. 그러나 윤요섭은 타격에 대한 욕심을 버린 지 오래다.
윤요섭은 "내 타율은 안 본 지 오래됐다"며 "내 타율 대신 상대 팀 타자들 타율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타자로서의 욕심을 버리고 포수로서 상대 분석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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