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포수 윤요섭(31)은 원래 화끈한 방망이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선수다. 그러나 올 시즌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시원스레 터지지 않았다.
그런 윤요섭의 방망이가 오랜만에 폭발했다.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9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친 것. LG는 윤요섭을 비롯해 선발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13-3 대승을 거뒀다.
윤요섭의 안타는 승부의 균형추를 완전히 LG 쪽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1-0으로 앞서던 2회말,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린 것. 무사 만루 찬스에서는 무엇보다 첫 타자의 결과가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윤요섭의 안타는 단순한 적시타가 아니었다.
윤요섭의 2타점 후 2회말에만 3점을 더 추가한 LG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날 총 17개의 안타를 몰아친 LG는 KIA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윤요섭은 7회말에도 1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윤요섭이 한 경기에 2안타 이상을 기록한 것은 올 시즌 4번째다.
LG로서는 윤요섭의 타격 부활 조짐이 더없이 반갑다. 윤요섭은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시즌 타율이 여전히 1할7푼1리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근 5경기 타율은 3할1푼3리(16타수 5안타)로 나쁘지 않다.
올 시즌 LG는 모든 선수들이 해결사라고 할 만큼 피해갈 타순이 없다. 여기에 윤요섭의 방망이마저 살아난다면 더욱 무서운 타선이 될 수밖에 없다. 윤요섭이 주로 배치되는 하위타순도 상대에게는 공포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윤요섭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스스로 그토록 바라던 포수로서의 능력이 일취월장한 것이다. 방망이가 조금 무뎌졌어도 김기태 감독이 윤요섭을 경기에 꾸준히 출전시키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향상된 수비 능력에 원래 강점이던 타격까지 살아나고 있다. 현재윤, 최경철의 줄부상 속에 안방이 LG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윤요섭의 존재가 그 고민을 씻어내며 후반기를 시작한 LG의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항해에 훈풍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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