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유한준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 말 없이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선 유한준이 좀 더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를 한다.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밖으로 폭발시키지 못하는 이유로 소극적인 성격을 꼽기도 한다.
유한준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넥센에 몸담고 있는 지금까지 늘 타선의 키플레이어로 꼽혔다. 지난 2010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1리 9홈런 79타점으로 활약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1. 2012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율과 홈런 그리고 타점 수치가 모두 떨어졌다.
팔꿈치 부상 탓도 있었다. 지난 시즌 예상보다 이른 복귀를 하며 김시진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과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타율 2할4푼 3홈런 25타점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도 유한준은 여전히 벤치로부터 신임을 받았다. 김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타격을 떠나 외야 수비에서 유한준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유한준은 올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다. 터지지 않는 방망이 때문이었다. 부진이 길어지자 염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지난 7월 27일 유한준을 2군으로 보냈다. 그를 대신해 안태영이 1군에 올라왔다. 안태영은 1군 데뷔 무대에서 안타와 홈런을 기록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안태영의 활약이 이어지자 유한준의 입지는 좁아졌다.
유한준은 지난 6일 다시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그는 1군 등록 첫날 바로 경기에 출전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이었는데 대타로 나와 무안타에 그쳤다. 다음날에는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 3안타를 쳤다. 이 경기 이후 유한준의 방망이는 매서워졌다.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을 시작으로 18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6경기 연속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8일 삼성전에서는 팀이 4-0으로 앞서고 있던 4회초 상대 선발 장원삼으로부터 솔로홈런(시즌 6호)을 쳤다. 넥센은 당시 1루에 있던 김민성이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면서 흐름이 한풀 꺾였지만 유한준의 한 방으로 초반 기세를 다시 이어갈 수 있었다.
유한준은 8월 월간타율이 4할2푼4리나 된다. 시즌 타율 2할6푼9리와 견줘 훨씬 높다. 문우람과 함께 최근 넥센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꼽힌다. 유한준의 목표는 프로 데뷔 후 첫 3할 타율 달성이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내심 욕심을 내고 있다. 그러나 3할보다 좀 더 현실적인 목표는 두자릿수 홈런이다.
중장거리 타자로 분류되는 유한준은 두자릿수 홈런이 충분히 가능한 선수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 2005년 프로데뷔 후 지금까지 한자릿수 홈런에 그쳤다. 올 시즌 만큼은 두자릿수 홈런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최근 페이스는 좋다. 1군 복귀 후 8월에만 세 차례나 짜릿한 손맛을 봤다.
넥센은 올 시즌 홈런 부문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23개) 외에 강정호(15개), 김민성(13개) 그리고 현재 2군에 있는 이성열(16개)까지 두자릿수 홈런을 돌파한 선수가 4명이나 된다. 팀 홈런 부문 1위(94개)를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 현재 6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유한준까지 10개의 홈런을 넘긴다면 넥센 공격력은 더욱 막강해진다. 유한준의 방망이가 뜨거운 만큼 4강 순위 경쟁에서 넥센은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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