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평가받겠다는 홍명보, 스스로 계약기간 줄였다

[최용재기자]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한국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5 호주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맡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홍 감독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장기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협회는 2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년의 계약, 이는 홍 감독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었다. 협회는 더 긴 기간을 제의했지만 홍 감독은 2년으로 결심했다. 브라질 월드컵과 아시안컵에서 성과를 낸 후 당당하게 계약을 연장하겠다는 의미였다. 협회의 '황태자'라 불리는 홍 감독이다. 2018년까지 장기계약은 특혜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대표팀 감독의 당위성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우선 2년 계약을 택했다.

25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협회와 사전 접촉을 하면서 계약기간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은 사실이다. 정확한 기간을 말할 수는 없지만 협회는 나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며 협회가 더 긴 계약기간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감독은 "하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 자리를 영원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8년까지 계약을 한다면 나의 준비자세도 달라질 수 있다. 나에게도 의지가 필요하다. 나를 채찍질해서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기간이 됐으면 해서 2년은 내가 협회에 제안한 기간이다"며 2년 계약을 직접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고사하다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홍 감독은 "공식적으로 내게 3번째 제안이 왔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올림픽 팀을 맡고 있었고 세 번째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때였다. 러시아에 5개월 있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한국 선수들이 훌륭하다고 다시 느꼈다. 그래서 올림픽 전 상황이 그리웠고 한국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한국 축구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까지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준비를 해 본선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 이 역시 홍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홍 감독은 "인간은 안락한 공간보다는 도전과 갈등에서 평가를 받는다. 1년이라는 시간 쉽지는 않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나를 대표팀 감독을 하게 움직였다. 1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내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좋지 않을 때를 잘 활용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부에서 협회의 요구를 억지로 받아들였다는 주장에 대해 홍 감독은 "나는 애기가 아니다"라며 "내가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한다고 했으면 하는 거고 하지 않는다고 했으면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