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잘나가던 LG 트윈스에 변수가 하나 생겼다. 외국인 투수 주키치가 2군행을 자처하면서 선발진 한 자리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주키치는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펼쳤다. 4일 잠실 두산전 3이닝 6실점(5자책)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부진이다.
결국 주키치 스스로가 2군에서 구위를 가다듬고 오겠다고 나섰다. 주키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부진의 원인을 찾을 때까지 구리로 내려보내 달라고 요청했다"며 "내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LG는 10일 주키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앞으로 최소 열흘간 주키치는 1군 무대를 밟을 수 없다. 이에 따라 LG는 주키치를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투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신재웅이 주키치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신재웅은 1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대전 원정길에 합류했다. 당분간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는 않고 선수단과 동행하며 컨디션을 살필 예정이다. 주키치의 2군행과 동시에 1군 합류가 결정됐다는 점에서 신재웅의 선발 등판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신재웅은 지난해 후반기에만 5승을 선발승으로 올리며 주가를 높였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올 시즌에는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8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한 뒤 지난달 22일 2군으로 내려가 선발로 활약해 왔다.
임찬규의 선발진 재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선발투수로 올 시즌을 시작한 임찬규는 현재 불펜 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선발로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던 것과 불펜 요원이 부족한 팀 사정이 보직 변경의 원인이었다. 최근 임찬규는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거나 팀이 큰 점수 차로 뒤지는 경우 마운드에 오른다.
최근 임찬규의 페이스는 좋다. 4일 두산전에서는 주키치에 이어 등판해 5이닝 3실점, 9일 롯데전에서 역시 주키치가 일찍 무너지자 마운드에 올라 4이닝 2실점으로 버텼다. 임찬규가 롱 릴리프 역할을 해주면서 LG는 불펜의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긴 이닝을 소화해왔기 때문에 선발 복귀에도 무리는 없다.
주키치 대신 등판하게 될 선발투수가 상대하게 될 팀은 넥센이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는 우규민, 신정락, 류제국 순서로 등판할 전망. 주말 넥센과의 3연전에 공백이 생긴다. 리즈와 우규민 사이에 선발 차례를 주키치의 대체자가 맡게 된다. 넥센이 지난해부터 LG가 약점을 보여왔던 팀이라는 점에서 역할이 막중하다.
올 시즌 LG의 선발진은 선전하고 있다. 토종 선발 요원들이 불안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우규민(3승3패 3.99), 신정락(2승4패 4.09), 류제국(2승 3.97)이 제 몫을 해내는 중이다. 리즈(4승6패 3.29) 역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키치(3승5패 5.40)가 LG 선발진의 유일한 불안요소였던 셈이다. 이제 LG는 그 불안요소를 제거하느냐, 아니면 계속 떠안고 가느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주키치의 대체자 역할을 할 투수의 활약, 그리고 2군에서 조정을 거칠 주키치의 부활이 LG의 순위다툼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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