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마침내 이겼다. NC 다이노스가 꿈에 그리던 1군 데뷔 승리를 챙겼다.
NC에게 2013년 4월11일은 절대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역사적인 첫 승을 따냈기 때문이다. NC는 선발 이재학의 6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4-1 승리를 거두며 8경기만에 1군 첫 승리를 맛봤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을 지나왔다. 개막 후 7경기를 내리 지며 좀처럼 승리를 경험하지 못했다. 어이없는 실책이 속출했다. NC가 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력 저하의 주범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명장' 김경문 감독의 속도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NC는 막내구단으로서 형님 8개팀이 개막 2연전을 치르는 동안 휴식을 취한 뒤 2일 첫 경기를 가졌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롯데 자이언츠였다. 개막 전부터 '경남 라이벌'이라는 구도가 형성된 껄끄러운 팀이었다.
시범경기에서 롯데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터라 기대감도 높았다. NC는 외국인투수 트리오를 선발로 준비하며 필승을 다짐했다. 그러나 1군의 벽은 높았다. 첫 경기에서 0-4 영봉패를 당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2로 뒤지던 9회말, 2-2 동점을 만든 뒤 1사 3루에서 좌익수 쪽 플라이 타구가 나왔다. 데뷔승이 눈 앞이었다. 그러나 롯데 좌익수 김문호의 정확한 홈 송구로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됐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NC의 2-3 분패로 마무리됐다.
롯데와의 3차전에서도 1-5로 완패하며 3연전 '싹쓸이'를 허용한 NC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지난해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였다. NC는 버거운 상대인 삼성과 맞붙어 2패를 더했다. 6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것이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개막 5연패. 월요일이던 8일 휴식을 취한 NC는 9일부터 LG와 3연전을 시작했다. 연패가 길어진 탓이었을까, 아니면 처음 서보는 잠실 그라운드가 낯설었던 탓일까. 9일 첫 경기서 NC 선수들은 실책을 연발하며 자멸했다.
가랑이 사이로 공을 흘리는 '알까기' 2차례를 포함, 무려 4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LG의 경기력도 좋지 않았지만 NC는 5-9로 패하며 6연패를 당했다. 다음날인 10일 경기에서도 5-7 패배, 7연패가 됐다. 함께 최약체로 지목된 한화 이글스가 9연패를 이어갔다는 점이 씁쓸한 위안거리였다.
그리고 맞은 11일 경기. NC는 이재학을 선발로 예고했다. 이재학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타이틀 동시 석권)'을 달성한 투수. 그러나 1군 무대는 다르다는 것이 7연패를 당하며 깨달은 사실이었다. 외국인 투수가 아닌 이재학에게 거는 기대는 사실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학이 일을 내고 말았다. 6이닝 7피안타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친 것. NC 타자들도 1회초 상대 선발 신정락을 공략하며 2득점, 힘을 냈다. 2점 차의 불안한 리드가 계속됐지만 이재학과 NC의 불펜은 혼신의 힘을 다해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늘려나갔고, 타선도 8회초 2점을 추가했다.
9회말 1실점하긴 했으나 2사 1루가 됐고. 마운드에 선 고창성이 던진 공이 포수 미트를 향해 날아들었다. 타석에 있던 현재윤이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결과는 투수땅볼 아웃이었다. 그렇게 NC의 역사적인 첫 승리가 완성됐다. 이재학은 승리투수가 되며 NC 첫 승의 감격적인 주인공이 됐다.
7연패를 당하는 동안 NC는 65개의 안타와 36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42점을 내줬다. 그 사이 득점은 55개의 안타와 21개의 볼넷으로 얻어낸 19점 뿐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12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며 4점을 뽑아냈고, 실점은 1점밖에 없었다.
이제 NC에게 남은 것은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처럼 거침없이 나가는 일 뿐이다. 첫 승을 통해 부담감을 떨쳐냈을 공룡군단이 앞으로 어떤 경기를 펼쳐보일까. NC는 12일부터 홈 창원에서 SK 와이번스와 3연전을 치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