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베일을 벗기 시작한 각 팀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이 '견제 능력'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아담 윌크는 뛰어난 견제 능력을 선보이며 주자들을 '저격'했다.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아담은 1회 허경민, 4회 이종욱을 모두 1루에서 견제로 잡아냈다. 이종욱은 역동작에 걸려 슬라이딩조차 못해보고 견제구에 태그 당하며 허탈하게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아담은 좌완 투수의 장점을 살린 케이스다. 좌완 투수는 투구 시 1루 주자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움직임을 주시할 수 있어 견제에 유리하다. LG 트윈스 봉중근이 좌완 이점을 살려 날카로운 견제구를 던지는 대표적인 경우다.
아담은 투구와 견제의 차이를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폼으로 주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그런 아담을 상대로 주자들은 쉽게 도루를 시도할 수 없을 전망이다. 대부분의 외국인 투수들이 국내 무대 적응 시 퀵모션(슬라이드 스텝)과 주자 견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아담은 경쟁력을 갖췄다.
이날 두산전에서 아담은 견제 능력을 앞세워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안타와 볼넷을 각각 1개 씩 내줬지만, 견제로 누상을 깨끗이 청소하며 별다른 위기 없이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반대로 삼성 라이온즈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퀵모션과 견제능력에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1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국내 무대 첫 선을 보인 로드리게스는 4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도루 2개를 허용한 것은 불안요소다.
로드리게스의 장점은 큰 키(195㎝)를 이용해 던지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 이날 역시 빠른볼을 앞세워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지만, 주자가 나갈 경우 도루를 쉽게 허용한다는 약점을 드러냈다.
결국 이날 자신이 내준 유일한 실점도 도루가 빌미가 됐다. 선두타자 조성환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문규현의 2루수 땅볼로 3루를 밟았다. 이어 황재균의 중전 적시타로 홈까지 들어왔다. 황재균 역시 곧바로 2루를 훔치며 로드리게스의 약점을 공략했다.
아담과 로드리게스 모두 올 시즌 국내 무대에서 처음 뛰게 되는 선수들이다. NC와 삼성에서 큰 공을 들여 영입한 투수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주자 견제 능력에서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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