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하루에 한 번씩 매일 보죠. 한 천 장쯤 될 걸?"
두 달여에 걸친 해외 전지훈련 기간. 선수들이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은 훈련을 마친 뒤 휴대전화를 볼 때다. 이동 시간에도 선수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휴대전화가 들려 있다. 이들은 전화기에 저장된 가족의 얼굴 사진을 보고 다시 뛸 힘을 얻는다.
특히 SK 박정권과 채병용은 특별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딸 둘을 키우는 아빠들만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다.
채병용은 4살과 3살된 두 딸의 아빠다. 박정권도 올겨울 두 번째 딸을 얻었다. 채병용은 '딸둘이 아빠'라는 명칭도 만들었다.
힘겨운 스프링캠프 기간. 휴식 시간이 되면 둘은 나란히 앉아 집에 두고 온 딸들을 생각한다. '후배' 박정권이 "(두 딸을 키우느라) 고생이 많았겠다"며 걱정하자 '선배' 채병용이 "나는 고생한 것 없다. 아내가 고생했지. 그런데 다 키워놔 걱정 없다"며 짐짓 큰소리를 쳤다.
박정권이 "대체 몇 살인데 다 키워놨느냐. 너무 안 키우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자 채병용이 "아이들은 알아서 큰다. 더구나 딸 둘은 큰 말썽 없이 잘 큰다. 큰딸이 작은딸을 잘 보살핀다"면서 나름의 조언을 했다.
박정권은 얼마 전 태어난 둘째 딸이 자꾸 눈에 밟힌다. 박정권은 "미국 플로리다 캠프를 마치고 집에 가보니 둘째가 엄청나게 자랐더라. 큰딸은 애교가 보통이 아니다. 아이들이 자란 모습을 보고 울 뻔했다"고 말했다.
"하루에 한 번씩 매일 보죠. 한 천 장쯤 될 걸?" 아내가 보내주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는 일이 이들에겐 고된 캠프의 유일한 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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