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김진우의 낙차 큰 커브에 윤석민(이상 KIA)이 크게 헛스윙을 휘둘렀다. 마운드와 타석에 선 두 선수의 얼굴에 동시에 웃음이 번졌다.
'타자' 윤석민과 김광현(SK). 야구팬에게는 낯설지만 최고의 선물이었다. 2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양준혁 재단 후원 '희망더하기 자선 야구대회'에 이색 볼거리가 넘쳤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타석에 선 투수들의 활약이었다. 윤석민과 김광현 외에도 김진우(KIA), 박희수(SK) 등 각 구단을 대표하는 투수들이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 섰다.
먼저 2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윤석민이 2루수 앞 내야안타를 때렸고, 3회말에는 김광현이 지명타자로 출전, 김진성(NC)을 상대해 3구 만에 좌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4회말 같은 팀 KIA 소속인 김진우와 윤석민이 마운드와 타석에 서서 대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투수와 투수의 대결. 김진우가 윤석민에게 주무기인 커브를 던지자 윤석민은 잠시 당황하다 '얼마든지 던지라'는 듯한 손짓을 했다. 그러자 김진우의 공에도 더욱 힘이 붙었다. 결국 윤석민은 김진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덕아웃으로 향하는 두 선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5회초, 윤석민이 곧바로 '복수'에 나섰다. 이번에는 김진우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 김진우가 고양 원더스 남윤성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로 몰린 뒤 3구째를 받아쳐 공을 우익수 쪽으로 날렸다. 이 때 우익수 수비로 나선 윤석민이 김진우의 공을 깔끔하게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말에는 박희수가 헬멧을 썼다. 평소 볼 수 없었던 '타자' 박희수의 등장에 관중의 함성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 좌익수로 나선 투수 손승락(넥센)이 박희수의 타구를 여유 있게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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