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SK 와이번스가 벼랑 끝에서 벗어났다. SK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장단 17안타를 폭발시키며 12-8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2연패 뒤 반격의 1승을 올린 SK다.
SK는 3차전에서도 패배 위기에 몰렸다. 배수진을 치고 나선 SK는 출발은 깔끔했다. 1회말 선두타자 정근우가 삼성 선발 배영수로부터 2루타를 치고 출루했고 이어 박재상의 우익수 뜬공에 3루까지 갔다. 정근우는 최정의 적시 죄전안타로 홈을 밟았고 SK가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 이어 이날 3차전에서도 SK는 3회에 무너졌다. 앞선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낸 선발투수 데이브 부시가 3회초 선두타자 진갑용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삼성 벤치에선 우선 동점을 만들기 위해 김상수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 그런데 김상수의 번트타구를 잡은 부시가 악송구를 범했다.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무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흔들린 부시는 배영섭을 상대로 투 스트리이크를 먼저 잡고도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더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SK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채병용을 구원 투입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채병용이 첫 상대 정형식에게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동점이 됐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이승엽이 채병용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적시타로 연결, 2명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순식간에 역전이 됐다. 채병용은 박석민을 1루수 뜬공 처리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곧이어 최형우에게 스리런홈런을 두들겨맞았다.
삼성은 2차전 때 3회말 공격과 똑같이 타자일순하면서 대거 6점을 뽑아내 SK에게 앞섰다. 삼성은 당시 2차전에서도 SK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를 조기에 끌어내렸고 최형우가 만루포를 쏘아올리는 등 6점을 몰아내 일찍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래도 SK는 3차전에서 '가을 DNA' 보유자들답게 저력을 보여줬다. 차근차근 추격해가다 6회말 공격에서 6점을 뽑아내 역전까지 성공하면서 3회초 수비에서 당한 아픔을 되갚았다.
3차전 승리를 했지만 SK는 여전히 삼성에 1승2패로 뒤져 있다. 남은 시리즈에서 SK가 역전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2, 3차전처럼 경기 초반인 3회에 무너지는 장면을 반복하면 안된다.
SK는 독기가 오른 삼성을 4차전에서 상대해야 한다. 삼성도 4차전마저 SK에게 내줄 경우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3차전은 SK가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쳐 이겼지만 삼성이 방심한 탓도 있었다. 3회 공격 결과 6-1로 5점 차 리드를 잡은 삼성은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이 SK 타자들과 한 타이밍 빠른 승부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여기에 집중력이 흐트러져 결정적인 순간에 실책도 나왔다.
초반 대량 실점을 피하면서 상대가 틈을 보이면 물고 늘어져 승기를 가져오는 것, 남은 시리즈에서 SK가 보여줘야 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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