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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이종욱 "우승? 올해는 마음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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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바동바동한다고 우승하는 게 아니더라. 그냥 우리 만의 게임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

결전을 앞둔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차분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팀 답게 들뜬 분위기는 없었다. 이종욱, 임재철 등 베테랑들은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여유를 보였고, 간판타자 김현수와 경찰청에서 제대하자마자 팀에 합류한 민병헌 등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 가운데 두산 붙박이 선두타자 이종욱은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종욱은 "그간 포스트시즌에 여러 차례 나가봤다. 그 때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이를 악 물었다. 하지만 결과는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종욱은 지난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이종욱은 이번이 7번째 시즌이다. 이 기간 중 4차례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번번히 우승 목전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프로 7년차 고참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그는 "꼭 우승하겠다고 악을 써봤자 되는 게 아니더라. 후배들에게도 마음 비우고 편안하게 하자고 했다. 평소 하던 대로 부담없이 하면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될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이길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중요한 건 재미있게 하는 거다. 우승을 의식하면 될 것도 안 된다"고 털어놨다.

이종욱은 올 시즌 121경기서 타율 2할4푼 도루 21개에 그쳤다. 통산 타율 2할9푼1리를 자랑하는 그 답지 않게 부진했다. 이종욱은 "사실 크게 아픈 데는 없었다. 이상하게 방망이가 맞지 않더라. 좋은 경험이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됐다. 야구가 참 어렵다"고 했다.

이종욱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린라이트 권한을 가진다. 루상에 진출하면 언제든지 뛸 자격이 있다. 그러나 그는 "뛰는 것보다 우선 살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찬스가 만들어진다"며 리드오프 히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베테랑 임재철은 "정규시즌 3위도 잘 한거다. 여러가지로 참 안 풀린 시즌이었는데 그래도 3위를 하더라"며 "남들은 뭐라고 할 지 몰라도 난 아주 좋았던 시즌이었다. 이러다가 우승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고참 답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여유가 넘쳐 흘렀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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