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에이스를 흔들어라.'
양 팀 톱타자들에게 내려진 임무다. 두산 베어스는 이종욱, 롯데 자이언츠는 전준우가 톱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두산과 롯데가 펼치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두산은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롯데는 토종 에이스 송승준을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상대팀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니퍼트는 롯데전 5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13을, 송승준은 두산전 5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만 놓고 본다면 1차전은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선수들의 긴장도가 극에 달하고 변수 또한 많다. 에이스들이 나온다고 해서 꼭 투수전이 되리란 보장이 없다는 뜻이다. 1차전이 갖는 중요성까지 감안한다면 양 팀은 상대 선발 투수를 무너뜨리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선봉에는 톱타자들이 선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전준우에 대한 기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7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양 감독은 팀의 키 플레이어로 주저 없이 전준우를 지목하며 "전준우가 살아나갈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득점력의 차이가 크다"며 "전준우가 잘 해주면 쉽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이종욱은 사령탑은 물론 동료 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선수다. 그만큼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종욱이 펄펄 난다면 두산 선수단 전체의 사기가 높아질 수 있다. 김현수는 "특히 가을에 잘해왔던 (이)종욱이 형이 잘 할 것"이라며 "종욱이 형이 잘하면 모든 선수들이 따라가더라"고 이종욱을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두 선수 모두 정교한 타격과 빠른발을 자랑한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나란히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이종욱은 타율 2할4푼에 그쳤고 전준우도 2할5푼3리의 타율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도루는 나란히 21개씩을 기록했다.
상대 성적은 두 선수 모두 괜찮았다. 이종욱은 롯데전에서 타율 2할9푼6리(71타수 21안타) 10타점 7득점을 기록했고, 전준우는 두산전에서 타율 2할8푼3리(60타수 17안타) 2타점 6득점을 올렸다.
니퍼트와 송승준 모두 쉽게 도루를 허용하는 투수들은 아니다. 특히 송승준은 수준급 견제 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누상의 주자가 계속해서 신경을 건드리면 투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톱타자들이 자주 출루해야 하는 이유다.
이종욱과 전준우는 모두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다. 한 베이스를 더 가냐 덜 가냐에 따라 득점 여부와 경기 결과는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이종욱과 전준우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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