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
SK가 2위 탈환에 성공했다. 18~19일 롯데와의 사직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25일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SK에 2위는 현실적인 목표였다. 선두 삼성과는 이미 5경기 이상 승차가 벌어졌다. 선두를 욕심내는 대신 '적어도' 2위는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경험이 약이 됐다. 3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면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던 SK는 편안하게 상대를 기다려온 삼성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최소 2위는 해야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절실함을 깨달았다. 한 선수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어 패배를 직감했다"고 털어놨다.
SK의 달라진 후반기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이 크게 다르다.
6월까지 승률 5할 이상을 꾸준히 올렸던 SK는 7월 6승 12패 1무를 기록하며 승률 3할3푼3리로 곤두박질쳤다. SK는 이만수 감독 부임 이후 최다인 8연패를 당하면서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필승조 박희수와 정우람이 부상 등으로 빠지면서 팀 전체가 흔들렸다. 당시 팀 분위기는 서늘했다. 이 감독은 안팎으로 구설에 오르며 고된 정식 사령탑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던 SK가 8월 들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 연패보다 연승이 많아지며 7월의 8연패를 8월에 7연승으로 만회했다. 순위는 순식간에 다시 2위로 올라섰다. SK는 8월 치른 경기서 15승 7패를 올렸다. 승률은 무려 6할8푼2리다. 8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2위 싸움에 박차를 가했다. SK는 9월에도 7승 4패 1무로 여전히 6할대 승률을 유지 중이다.
19일 롯데전. 롯데는 6회말 1사 만루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SK는 7회초 찾아온 똑 같은 1사 만루 찬스에서 2점을 올리며 3-0으로 달아났다. 분위기가 오른 SK는 9회 최정의 홈런 등 4점을 더해 7-0 완승을 일궈냈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경기를 풀어가는 힘, SK의 최대 강점이다.
2위 유지, 관건은 선발
8월 이후 SK의 팀 타율은 2할6푼3리로 3위다. 그런데 팀 평균자책점은 3.65로, 6위에 처져 있다.
구원진 성적은 8월 이후 8승 5패 17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3위에 올라 있다. 21경기에 나선 박희수(3승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2), 17경기에서 10세이브를 올린 정우람(평균자책점 1.72)이 버티고 있는 불펜진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문제는 선발이다. 김광현과 부시, 송은범, 윤희상, 채병용으로 5선발이 가동되긴 하지만 안심하고 맡길 수준이 아니다. 이 기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둔 선수는 송은범과 윤희상뿐이다. 이들은 각각 4승씩을 올리며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그러나 김광현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6.44로 부진했다. 어깨 통증으로 7일 광주 KIA전 이후 아직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부시의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6.75다. 최근 등판한 2경기서 각각 2이닝(6실점), 4이닝(3실점)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2위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SK가 2위 유지를 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안정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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