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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잔치 멀어졌지만…LG, '근성과 감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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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이번에도 가을잔치에 초대받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확실히 달라지긴 했다. LG 트윈스가 올 시즌,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씻어내고 새로운 분위기의 팀으로 거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9일 현재 49승4무61패의 성적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4위 두산과의 승차는 8.5경기. 올 시즌 19경기만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좌절이 확정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러나 올 시즌 LG에게서는 예전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근성, 감동이 자주 눈에 띈다. 매년 야구 외적으로 시끄러웠던 문제도 올 시즌에는 자취를 감췄다. 김기태 감독의 취임 첫해, 팀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다.

LG의 마스코트 이름은 '팀웍이', '근성이'다. 팀워크와 근성을 갖추자는 의미가 마스코트의 이름에 투영돼 있는 것이다. 그만큼 최근 몇 년간 LG는 팀워크, 근성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근성 있는 플레이가 자주 눈에 들어온다. 대표 주자는 윤요섭과 김용의, 현역병 출신이라는 흔치 않은 경력을 갖고 있는 두 선수다. 윤요섭은 해병대를 전역했고, 김용의는 의장대 기수 출신이다.

최근 주전 포수로 기용되고 있는 윤요섭은 언제나 파이팅이 넘친다. 평범한 땅볼을 친 뒤 평범하지 않은 폼으로 1루까지 전력질주하는 것은 기본.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도, 같은 팀 투수의 공을 받다 바운드 된 공이 보호대를 빗겨나 몸을 강타해도 절대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김기태 감독도 그런 윤요섭의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한다. 최근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윤요섭은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도 "아픈 곳은 한 군데도 없다. 몸 하나는 신이 내려주신 튼튼한 몸"이라고 말한다. 원하던 포수 마스크를 쓰고 1군경기에 나선다는 것에 그저 즐거울 뿐이다.

김용의 역시 '근성'하면 빠지지 않는다. 경기 후에도 거의 매일 개인 훈련을 빼먹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호리호리했던 몸매는 더욱 슬림해졌다. 살찔 틈이 없는 것. 김기태 감독은 "(김용의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야구선수로서는 흔치 않은 현역병으로 복무를 했음에도 제대 후 곧바로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노력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김용의는 9일 현재 타율 2할5푼 2홈런 16타점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KIA전에서는 연장 12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감동도 있다. 은퇴 기로에 섰던 '베테랑 좌완' 류택현은 자비를 들여 수술을 받는 등 눈물겨운 재활 과정을 거친 뒤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투수 최다 경기 출전 신기록을 세워 역사 속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포기하지 않고 마운드에 다시 서 대기록까지 수립한 류택현은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신재웅 역시 오랜 기다림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2006년 1안타 완봉승을 따내며 유망주로 각광받은 이후 올 시즌 다시 승리투수가 되기까지 무려 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 사이 신재웅은 포기하지 않고 야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올 시즌 벌써 3승을 거둔 신재웅은 다음 시즌 LG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이민재, 최영진, 이천웅 등 신고선수 출신 3인방은 올 시즌 첫 1군 등록 후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안타까지 쳐냈다. 안타깝게도 꾸준한 활약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누구라도 열심히만 한다면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2군 선수들에게 전달한 사건이었다.

시즌 종료까지 몇 경기 남지 않았다. 이제는 다음 시즌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올 시즌 곳곳에서 눈에 띄는 근성과 감동의 흔적들. 이는 분명 리빌딩에 박차를 가해야 할 다음 시즌 LG에 긍정적인 요소들이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열심히 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주어진다'는 불변의 진리가 자리잡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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