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강' 한국, 오만한 영국의 콧대를 꺾다

[최용재기자] 오만한 영국이 결국 뚝심의 한국 앞에 꼬리를 내렸다. 한국을 얕보다 혼쭐이 났다. 한국은 영국을 무너뜨리며 4강에 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은 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영국과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다음 승부차기서 5-4로 이겨 극적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영국은 오만함의 극치를 달렸다. 8강전 상대 한국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4강전 상대가 예상되는 브라질을 바라봤다. 한국 선수들을 잘 알지 못한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홈이기에 영국은 한국에 절대 질 수 없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국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경기 양상은 흘러갔다. 한국은 축구의 기본을 지켰다. 하나 된 팀, 11명이 하나가 되는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반면 영국은 따로 노는, 흐트러진 산만한 팀워크를 감출 수 없었다.

전반전은 한국이 지배했다. 영국은 심판의 애매한 판정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영국 특유의 '뻥축구'를 제외하면 특별히 보여준 것도 없었다. 반면 한국은 박주영, 지동원 등이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고 전반 28분 지동원의 벼락같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선제골 허용에 오만한 영국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맞지 않았던 조직력이 더욱 흐트러졌다. 패스 미스는 기본적인 것처럼 보였다. 영국이 주춤한 사이 한국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영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축구의 기본을 지키며 영국을 몰아붙였다.

게다가 한국은 와일드카드 2명이 부상으로 빠졌다. 전반에 김창수가 부상으로 나갔고, 후반에도 골키퍼 정성룡이 부상당해 교체 아웃됐다. 한국은 위기였다. 그런데도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 명이 빠진다고 해도, 그 선수가 와일드카드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후반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국이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한국의 튼튼한 수비에 매번 저지당했고, 패스 미스는 여전히 계속됐다. 연장전에 가서도 한국은 영국을 압도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기를 모아 영국을 눌렀다. 기본을 지킨 한국이 오만한 영국을 무너뜨린 것이다. 사상 첫 축구 올림픽 4강. 한국의 투지와 감동이 카디프 하늘을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