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은 평소 인사를 잘한다. 팀 사령탑인 양승호 감독을 향해서는 항상 거수 경례를 한다.
그는 덕아웃에 앉아 있다가도 양 감독이 눈에 띄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넨다. 유먼이 거수 경례를 하는 이유는 양 감독에 대한 존경의 의미다.
그러나 자신이 선발로 나서는 경기에서만큼은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 등판 준비를 하기 위한 습관이다. 양 감독은 "유먼은 평소엔 안 그러는데 선발 등판일엔 좀 예민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만큼은 예외였다.
유먼은 이날 이스턴 올스타팀 선발투수로 나왔다. 팬 투표 결과 이스턴 올스타 투수 부문 최다 득표자는 롯데 송승준이었지만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대타로 팀 동료 유먼이 선발됐기 때문이다. 유먼은 올스타전의 특성상 승패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인지 경기를 앞두고 다른 팀 외국인선수들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리고 올스타전이 시작돼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이날 이스턴 올스타 배터리를 이룬 팀 동료 강민호와 유먼의 유니폼이 눈에 띄었다. 다른 선수들처럼 등번호를 새긴 유니폼이 아니었다. 유먼은 등번호 대신 하트를 새겼고 자신의 이름이 들어갈 자리에 '양승호감'이란 단어를 넣었다.
유먼은 "양 감독님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따로 유니폼 마킹을 준비했다"며 "나는 감독님을 사랑한다"고 웃었다.
강민호도 올스타 베스트 10 팬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차지, 최고 인기상을 받게 된 데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기 위해 등번호와 이름 대신 '가문의 영광, 쌩유'라는 문구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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