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성준 코치와 싸웠다." "선수들이 감독을 잘못 만나 고생하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의 말에서 7연패 위기 속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SK는 지난달 28일부터 7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이만수 감독 부임 이후 최다 연패 기록이다. 선두를 달리던 순위는 공동 5위까지 떨어졌다.
연패 탈출을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SK 선수단은 휴식일이던 9일 문학구장에서 단체 훈련을 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소집해 다시 한 번 '팀'을 강조했다. "SK가 우승한다고 이야기한 사람 아무도 없다. 그런데 나는 무조건 우승이다. 장담한다. 뭉치면 할 수 있다. 자신이 아닌 팀을 위해서 해라. 감독을 떠버리로 만들지 마라."
이 감독은 연패 원인을 '부담'에서 찾았다.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오히려 경기가 꼬이게 되는 것이다. 이 감독은 "이기려다 보니 긴장하게 된다. 그러면 자기 기량의 60∼70%밖에 발휘 못 한다. 투수, 타자 마찬가지다. 그래서 '책임은 감독이 진다. 선수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연패 중인 감독은 마음이 조급하다.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 시기를 놓고 성준 투수코치가 "휴식이 더 필요하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이 감독은 "나는 급한데 성준 코치가 말렸다. 솔직히 다퉜다. 공백이 너무 긴 것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감독이 졌다. 끝까지 인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7∼19일 잠실에서 열리는 LG와의 3연전에 출격 예정이었던 김광현의 등판은 후반기로 미뤄졌다. 이 감독은 "성준 코치에게 미안하다. 나중에 맥주 한 잔 사주겠다"고 했다.
또 이 감독은 "감독보다 선수가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선수들이 감독을 잘못 만나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감독이 더 잘했더라면 어땠을까. 코치들에게도 미안하다. 내 눈치를 보더라. 전반기 끝나기 전에 고기를 사주려고 한다"라며 자조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SK는 10일 문학 넥센전이 비로 취소돼 하루 휴식을 취했다. 연패 탈출을 위한 이 감독의 독려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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