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아무래도 그런 결과가 나오면 선수들 중에서는 투수가 가장 기분이 상하는 법이죠."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앞서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블론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켜내짐 못한 것을 자책하다 부상을 당한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두고 한 말이다.
LG는 지난 22일 열린 롯데전에서 12회 연장 끝에 5-6으로 졌다. 그런데 그 과정이 좋지 않았다.
당시 LG는 9회초 2사까지 5-3으로 앞서면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마운드에는 올 시즌 팀의 든든한 마무리로 자리잡은 봉중근이 있었기 때문에 승리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런데 봉중근은 손아섭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이어 타석에 나온 강민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다.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봉중근은 공수가 교대된 뒤 분을 삭이지 못하고 덕아웃을 나가면서 벽 한 쪽에 있는 소화전을 오른손으로 두 차례 내리쳤다. 경기를 그르쳤다는 자책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런데 이 때 봉중근은 손등에 골절상을 입었다.
김 감독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하지만 공을 던지는 왼손이 아닌 오른손이 다쳐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당시 김 감독도 봉중근의 행동과 상태에 대해 바로 보고를 받았다.
봉중근은 다음날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재활에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뼈가 완전히 붙어야 하기 때문에 기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나도 현역 시절 몇 번 그런 적이 있다"며 "역전패를 당했을 때 분을 참지 못해 내 뺨을 스스로 때린 적도 있다. 운전하면서도 한 손은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자동차 천장을 때린 적도 몇 번 있다"고 했다. 승부세계에 몸담고 있는 선수로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으로 이해한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봉)중근이가 전화를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면서 "선수 본인은 얼마나 괴롭겠나. 빨리 완쾌해서 복귀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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