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모처럼 탄탄해졌던 LG 트윈스의 뒷문에 또 다시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승승장구하던 봉중근이 첫 블론세이브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해성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봉중근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앞서던 9회초 등판해 2사 후 강민호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LG는 연장 끝에 5-6으로 패했고, 봉중근은 '데뷔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문제의 상황은 동점을 허용한 뒤 이닝을 마무리하고 덕아웃에 들어가서 벌어졌다.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 봉중근은 그만 구장 벽에 설치돼 있는 소화전함을 오른손으로 내리친 것. 병원 검진 결과 손등 골절 판정을 받았고, 다음날인 23일 오전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복귀까지 2주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로써 LG는 당분간 주전 마무리 투수 없이 경기를 치러나가야 한다. 다행히 공을 던지는 왼손이 아닌 오른손 부상이라 봉중근은 복귀 후 경기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 그러나 순위 싸움이 한창인 LG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것만은 확실하다.
김기태 감독은 23일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다른 이유도 아닌 '자해'로 팀의 주전 마무리 투수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으니 속이 편할 리가 없다. 당장 봉중근의 대안을 생각해야 하는 복잡한 심경일 터다.
현재로서는 봉중근에 앞서 등판하는 셋업맨 역할을 해왔던 유원상이 봉중근의 임무를 대신해 마무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봉중근이 마무리를 맡기 전처럼 여러 명의 투수들이 상황에 따라 돌아가며 마무리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유원상-봉중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가동될 때와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LG는 이날 봉중근과 함께 김재율을 1군 엔트리 제외하고 임찬규와 신정락을 1군으로 불러 올렸다. 봉중근이 빠진 상황에서 불펜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임찬규와 신정락은 1군 콜업 당일부터 불펜에 대기해 뒷문 단속을 돕는다. 임찬규는 지난해 잠시 마무리를 맡았던 경험이 있고, 신정락은 잠수함 투수로서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진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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