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개막전 징크스'와 시즌 초반 난조. KIA 에이스 윤석민의 반복되는 악몽이다.
윤석민은 개막전 등판서 웃은 기억이 없다. 2007년과 2009년, 2011년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세 차례 모두 패전을 안았다. 올 시즌에는 4월 11일 삼성과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시즌 초반 먹구름도 여전하다. 윤석민은 지난해 네 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시즌 개막전서 패전을 안은 뒤 다음 경기였던 4월 9일 잠실 두산전서 5이닝 8실점, 15일 광주 한화전서 6이닝 4실점 했다.
올 시즌은 9경기 등판서 2승 2패를 기록 중이다. 2승은 모두 9이닝을 완투해 얻은 기록이다. 지난해 투수 4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윤석민의 우울한 2012 시즌 초반이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 윤석민의 마음가짐이다. 어느덧 데뷔 8년차. 윤석민은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로움을 배웠다. 그는 "올해 (슬럼프가) 올 줄 알았다. 작년에 너무 잘하지 않았나. 매번 잘 할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어릴 때는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성적에 급급하다 보니 그랬다. 지금은 아니다. 나이를 좀 먹다 보니 그렇게 크게 힘들지 않다.(웃음) 야구선수가 내 직업이지 않나.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힘들어할 이유가 없다."
윤석민의 지난 시즌은 화려함을 넘어 눈부셨다. 투수 부문 4관왕과 시즌 MVP를 석권한 데 이어 욕심내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2011년 마운드를 지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당연히 그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승수 추가가 좀처럼 쉽지 않다.
단순히 운이 나빠서 승리를 올리지 못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흔들리는 제구를 느끼고 있었다. 윤석민은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불펜서 27구를 던졌다. 휴식일이었지만 폼 교정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강철 투수코치와 선동열 감독이 윤석민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윤석민은 "투구 폼이 많이 변했다. 코치님과 교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투구 폼을 되찾는 것과 더불어 윤석민이 택한 방법은 '마음 비우기'다. 그는 "처음에는 (성적에) 부담을 느꼈다. 그런데 승리 추가가 늦어도 너무 늦더라. 이제는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금은 부담이 사라졌다.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어서 실력을 회복해 팀에 보탬이 되는 게 급선무"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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