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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던 한화, 이준수가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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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6-4 재역전승…두산은 3연승 중단

[김형태기자] 16일 잠실구장. 한화가 3-4로 뒤진 8회초 공격 1사 1,2루에서 오선진은 두산 김선우의 3구째를 노렸다. 매섭게 휘두른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좌익수 앞으로 굴러갔다. 순간 2루주자 최진행이 홈을 밟아 4-4 동점. 이어 포수 실책이 나오며 상황은 1사 2,3루. 후속 하주석이 삼진에 그쳐 투아웃이 된 가운데 타석에는 이준수가 들어섰다.

전날인 15일 경기 대수비로 출장해 프로 데뷔한 이준수는 이날도 7회말 수비 때부터 포수로 교체 출전했다. 그리고 큰 일을 해냈다. 두산 3번째 투수 이혜천으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작렬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6-4 한화 리드. 승부를 가른 한 방이었다.

이준수가 한화를 살렸다. 1988년 생으로 신일고 출신인 이준수는 프로 첫 타석에서 승리를 부른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전날 어이없는 역전 패배로 침체에 빠진 한화를 구원한 한 방이었다. 이준수의 적시타로 재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그대로 6-4로 승리,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한화로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승리였다. 이날 경기 전 한대화 감독은 1군 엔트리 일부를 교체했다. 전날 잇따른 실책으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내야수 이대수와 이여상을 1군에서 제외하고 하주석과 백승룡을 대신 승격시켰다. 선수단 전체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일종의 '충격 요법'이었다. 최하위로 처져 있는 마당에 느슨한 플레이로는 설 자리가 없다는 의지가 명백했다.

그러나 '쇼크 요법'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날도 한화는 결정적인 실책으로 또 다시 역전패를 자초할 뻔했다.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의 현장 응원에도 마치 선수단 전체가 뭔가에 홀린 듯한 분위기였다. 특히 3-0으로 앞선 6회말 3루수 오선진의 송구실책이 빌미가 돼 한꺼번에 3실점하며 동점을 허용,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대로 무너진다면 자칫 긴 슬럼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한화는 막판 뚝심을 발휘했다. 경기장 절반을 뒤덮은 오렌지색 물결을 의식한 듯 집중타와 상대 실책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의 흐름을 한화 쪽으로 끌어당긴 이준수의 한 방이 결정적이었음은 물론이다.

이준수는 2007년 KIA에 신고선수로 합류했으나 선수 등록에는 실패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그는 지난해 한화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올해 드디어 프로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이날 프로 첫 타석에서 극적인 결승타로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 선발 양훈은 7.1이닝 7피안타 4실점(2자책)으로 팀 승리의 밑거름을 뿌렸다. 양훈에 이어 박정진과 바티스타가 뒤를 이어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두산은 선발 김선우가 7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번에도 중간계투진의 난조가 패배의 요인이었다. 두산은 3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경기 후 이준수는 "마음 비우고 편안하게 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시즌 첫 타석인데 떨리지 않았다. 칠 때 편안하게 치라는 코치님 말씀도 있었다. 나에게 승부할 것 같아, 자신감 있게 타격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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