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5년 동안 한국말을 못한 것은 인정하고 반성해요."
뜨거운 이슈의 중심에 선 에닝요(31, 전북 현대)는 자신의 진정성이 전달될 수 있도록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간곡한 마음을 표현했다.
에닝요는 1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2라운드 울산 현대전에 선발로 나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전북의 2-1 승리에 공헌했다.
에닝요에게는 부담이 큰 경기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강희 축구대표팀의 요청을 받아 A대표팀 승선 목적으로 에닝요의 특별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추천 자격이 있는 대한체육회가 법제상벌위원회를 통해 라돈치치(수원 삼성)와 함께 에닝요의 면접을 보는 등 꼼꼼하게 심사를 했다.
그러나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에닝요의 진정성을 의심한 대한체육회가 추천을 불허하면서 에닝요의 귀화는 난항에 빠졌다.
각종 논란을 떠안은 에닝요는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경기 후 그는 "이슈가 될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커져서 당황했다"라며 "귀화가 된다면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 입을 수 있는 기회라 특별한 것 같다. (대표팀이 된다는) 상상에만 빠져 있다"라고 말했다.
에닝요는 지난 2003년 에니오라는 이름으로 수원에 입단했으나 크게 활약하지 못하고 브라질로 돌아갔다. 이후 2007년 대구FC를 통해 K리그에 컴백했고 2009년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까지 총 6시즌째로 귀화 자격인 5년 거주를 채웠다.
주변인들로부터 귀화 자격을 전해들었다는 에닝요는 "(태극마크에 대한) 내 의지와 꿈이 있었는데 최강희 감독님이 대표팀에 가는 것 보고 꿈이 더 커졌다"라고 말했다.
에닝요의 귀화를 놓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한국어를 제대로 못하는 것과 문화에 제대로 녹아들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그는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인정하고 반성한다. 실수였고 반성한다"라며 "브라질 출신 선수가 있는 모든 팀은 대부분 통역사가 있다. 필요성을 못 느꼈다"라고 왜 한국어를 익히지 않았는지를 고백했다.
한국에 대한 사랑을 "나를 키워준 나라"라고 답한 에닝요는 "월드컵에서 뛰는 것이 꿈이다. 아직 본선 진출을 하지 않았지만 꿈은 꿈이다"라고 강조했다.
특별귀화 시에는 이중국적 보유가 가능하다. 아시아쿼터제를 활용해 다른 나라로도 이적을 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꼼수라는 말도 나온다. 전북의 외국인 선수 보유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에닝요는 "전북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지금도 이적 제의가 많지만 단장에게 가서 말한 적은 없다. 아시아 다른 나라로 갈 생각이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귀화 문제에 대해 가족의 예를 든 에닝요는 "나만의 선택이 아니라 딸, 부인도 있다. 브라질에 어머니, 아버지도 계신데 모두가 다 찬성한다. 그래서 더 자신감을 얻었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 아니냐. 최선을 다해서 한국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다"라고 마음에 둔 말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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