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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승'만 8승, 뿌리 내리는 두산의 '선발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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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의 무서운 기세 속에는 점차 뿌리 내리고 있는 선발 야구가 숨어 있다.

두산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9승1무4패를 기록,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두산이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4월17일 이후 741일만의 일이다.

두산의 선전은 선발 투수들의 맹활약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단순한 예로 두산이 따낸 9승 가운데 8승이 선발승이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인 것은 물론이다. 두산의 구원승은 노경은이 기록한 1승이 전부다.

선발진이 소위 말하는 '경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다하자 타선은 또박또박 필요한 점수를 뽑아내고 있고, 마무리 프록터는 차곡차곡 세이브를 추가하고 있다. 어느새 프록터는 5세이브로 LG 리즈와 함께 구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선발진이 중심을 잡으면서 팀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토종 에이스' 김선우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산 선발진의 분전이 더욱 눈에 띈다. 니퍼트와 임태훈이 각각 3승씩을 올렸고, 이용찬도 2승을 보탰다. 이들 가운데 임태훈과 이용찬은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선발로 나서고 있는 투수들이다.

그 중에서도 임태훈과 이용찬의 호투가 돋보이고 있다. 임태훈은 3경기에 나서 모조리 승을 챙기며 평균자책점 0.53을 기록 중이다. 17이닝을 던지며 자책점은 홈런에 의한 단 1점 뿐이다. 이용찬 역시 부진했던 첫 등판 이후 2경기에서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2연승 중이다.

임태훈과 이용찬은 김진욱 감독이 내세운 '토종 선발론'의 핵심이 되는 선수들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후 국내 젊은 선수들이 선발투수로 성장해야 팀의 미래가 밝다는 지론을 펼쳐왔다. 외국인 마무리 투수를 영입한 것도 국내 선수들을 선발로 키우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선발진이 약했던 팀이다. 선발의 약점을 불펜으로 극복해왔다. 특히 선발진에서 외국인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2000년대 들어 10승 이상을 올린 국내 선수 2명을 보유했던 적이 2009년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당시 김선우와 임태훈이 나란히 11승씩을 거뒀지만, 그마저도 임태훈은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기록한 성적이었다.

반대로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활약은 좋았다. 레스, 콜, 리오스, 랜들, 히메네스, 니퍼트 등은 에이스로 활약하며 두산 선발진을 이끌었다. 외국인 투수들이 에이스 역할을 하는 동안 국내 투수들은 주로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김 감독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임태훈과 이용찬을 선발로 전환시켰다. 임태훈은 1988년생, 이용찬은 1989년생으로 두산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투수들이다. 임태훈은 이미 2009년 선발로 뛰어본 경험이 있고, 이용찬도 지난해부터 선발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붙박이 선발로 뛰는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다. 임태훈과 이용찬이 김선우와 함께 막강한 '토종 선발진'을 구축했다. 여기에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선수인 니퍼트가 버티고 있다.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의 선발진은 83이닝을 소화하며 3.1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두산의 '선발 야구'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지만 선발이 든든한 올 시즌 두산의 전망은 밝기만 하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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