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참으로 절묘한 시점에서 만났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 중 하나인 수원 삼성-성남 일화의 계마대전(鷄馬大戰) 또는 마계대전(馬鷄大戰)이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계마대전은 양팀의 상징인 날개와 천마에 빗대 만들어진 말이다. 수원의 마스코트인 아길레온이 닭과 닮았고 성남의 천마가 말과 닮았다는 데서 착안해 축구팬들이 양팀의 대결을 일컬으며 만든 명칭이다.
시즌 개막과 함께 수원은 단 1패만 기록하며 1위로 순항중이다. 13득점에 3실점으로 막강 공격과 짠물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잇따라 무너뜨렸다.
수원은 홈 5연승 무패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홈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스나-곽광선-곽희주 등으로 이어진 철벽 중앙 수비진이 상대의 공중볼이나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패스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오장은과 조동건만 부상중이고 나머지 선수들의 컨디션은 다 좋은 것 같다. 지난해보다 조직력도 좋아져 큰 걱정은 없다"라며 이번 성남전 승리를 자신했다.
양팀의 역대 전적은 수원이 22승18무17패로 많이 앞서있다. 윤 감독은 "성남이 성적이나 팬 등의 규모를 봐서는 우리와 라이벌이 될 수 없다"라며 은근히 성남의 심기를 건드렸다.
물론 상대에 대한 예의도 잊지 않았다. 윤 감독은 "성남이 올 시즌 대거 선수 영입을 해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서서히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성남은 6라운드까지 1승1무4패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나 7라운드 전남 드래곤즈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감을 잡더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최근 4경기서 4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다. 득점력도 폭발해 11골을 쏟아냈다.
양팀 대결의 중심에는 라돈치치가 있다. 지난해까지 성남에서 뛰었던 라돈치치는 올 시즌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6골을 터뜨리며 물이 올랐다. 라돈치치는 "라돈이 수원에 온 것이 성남의 약점"이라는 말로 성남 신태용 감독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이에 가만히 있을 신 감독이 아니다. 성남 관계자는 "신 감독이 수원의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윤 감독과 라돈치치의 발언을 전해들은 뒤 '웃기는 소리 하네'라는 반응을 보이더라. 선수단도 꼭 이기겠다는 분위기다"라며 수원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전했다.
성남의 무기는 7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에벨톤이다. 에벨톤은 라돈치치의 그림자를 지우며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하고 있다. 또 다른 에벨톤인 에벨찡요도 기다리고 있다. 수원의 에벨톤C까지, 세 명의 에벨톤이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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