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현역 시절 일본을 상대로 더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던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만나 진검승부를 벌이고 싶다고 선언했다.
최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본선 티켓을 얻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쿠웨이트와 3차 예선에서 고전 끝에 후반 이동국(전북 현대) 이근호(울산 현대)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기며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열흘이라는 소집 기간 동안 K리거 위주로 훈련을 지도했던 최 감독은 "이제 작은 산을 넘었다. 앞으로 더 큰 산이 있다. 어려울 것이다. 남은 3개월 동안 선수 구성과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전했다.
선수단은 전략적으로 꾸릴 예정이다. 쿠웨이트전이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최종예선은 패기와 노련함이 뒤섞인 '최정예'로 구성된다. 23세 이하 젊은피들이 뭉친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은 물론 소집되지 않았던 해외파까지 두루 살핀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최종예선은 한 경기에 희비가 엇갈리는 만큼 단판승부처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최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상대팀이 만만치 않겠지만 그들도 한국을 까다로워 할 것이다. 작은 실수와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리는데 경기력과 정신력이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베테랑을 통한 경기 운영에 좀 더 후한 점수를 줬다. 소집 기간이 짧아 최상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기력을 유지하는 선수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
오는 9일 조추첨은 7일 발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3월 랭킹에 따라 갈린다. 일본이 우즈베키스탄과 3차 예선 최종전에 패해 랭킹 포인트에서 한국이 앞설 가능성이 있다. 최종예선은 FIFA 랭킹대로 시드 배정을 하는 원칙인데 한국과 호주가 첫 번째 시드를 받게 된다.
이 경우 2번째 시드에는 일본과 이란이 자리하게 된다. 양팀 모두 한국에는 '숙적'이다. 특히 일본과는 '영원한 라이벌'답게 피 터지는 승부가 예상된다.
최 감독도 양팀에 따른 장·단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이란은 원정을 가게 되면 고지대에 시차까지 있어서 힘들다. 일본은 까다롭지만 원정이 힘들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늘 한국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로 가야한다는 마음이 큰데 한국이 일본에 뒤졌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진검승부를 통해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최종예선 후 소속팀 전북으로 돌아간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다. 본선은 외국인으로 치르더라도 그 이후 다음 월드컵을 이끌 지도자는 국내파로 선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쿠웨이트전을 계기로 (3차 예선까지만 한다는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라고 웃으면서 "K리그에 젊은 지도자들이 성장하고 좋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축구의 자산이다. 4년 동안 자기 스타일을 낼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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