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쿠웨이트를 이기고 한 고비를 넘긴 최강희호가 이제 제대로 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쿠웨이트와 최종전에서 이동국(전북 현대), 이근호(울산 현대)의 골로 2-0으로 이기며 최종예선 티켓을 받았다.
쿠웨이트의 거센 압박에 한국은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다녔지만 끈끈한 수비로 잘 버텨내며 이겼다. 특히 중원의 리더 김상식(전북 현대)이 노련함을 앞세워 경기를 운영하면서 쉽게 지지 않는 힘을 보여줬다.
최종예선을 앞두고 한국대표팀에 쌓인 과제는 수두룩하다. 특히 해외파와의 공존이 1순위 과제다. 쿠웨이트전에서 최 감독은 공격에 박주영(아스널)-이동국 조합을 꺼내들었다. 박주영이 강력한 출전 의지를 보여 내린 결론이었다.
이동국은 선제골을 넣으면서 이름값을 했지만 박주영의 침묵은 아쉬운 대목이다. 마치 한 명이 희생해야 다른 이가 꽃을 피우는 것처럼 부조화한 조합이었다. 둘 다 골 넣는 전문 공격수라는 임무를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박주영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적어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이 다소 무뎠던 것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지동원(선덜랜드), 손흥민(함부르크) 등 다른 해외파들도 소속팀에서 교체 출전 멤버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대표팀 발탁을 고민하게 하는 요인이다.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 이동국에게) 경기 중 언제든지 자리를 바꾸라고 지시했다"며 둘의 멀티능력에 힘을 실어주면서 "앞으로 경기를 계속 치르다 보면 좋아질 것 같다"라고 둘이 주축이 될 공격 진영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측면의 경우 6월부터 시작되는 최종예선에서는 부상에서 회복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의 합류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청용은 이번 달 내,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실전에 복귀할 전망이다. 이청용의 영리한 플레이를 원했던 최 감독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중원 조합도 해결과제로 꼽힌다. 김상식이 사실상 쿠웨이트를 겨냥한 '원포인트' 선발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적의 미드필드 구성에 많은 고민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최종예선이라는 무게감을 감당할 수 있는 경험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기성용(셀틱)은 쿠웨이트전 후반 교체 출전해 실력을 과시한 뒤 "해외파의 경험이 필요하다"라며 공개적으로 출전 기회를 더 달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번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았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나 김정우(전북 현대)가 선발될 경우 최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 있다. 이번에 좋은 활약을 한 김두현(경찰청), 김재성(상주 상무)과 치열한 자리싸움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을 큰 틀에서 점검하겠다"라며 다양한 구상을 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8월 런던올림픽이 끝나면 올림픽대표팀에서 활약한 젊은 선수들도 선발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해 더욱 흥미로운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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