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대표팀에서 잊혀졌던 '양 김(金)' 김상식(36, 전북 현대)과 김두현(30, 경찰청)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김상식과 김두현은 25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에 각각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대표팀 척추 역할을 했다.
지난 2007년 7월 아시안컵 이후 음주파문으로 징계를 받으며 대표팀과 인연을 끊었던 김상식은 오랜만에 나선 A매치지만 노련함을 바탕으로 중원을 수호하며 플랫4 앞선에서 청소기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스피드가 떨어진 단점은 영리한 몸싸움으로 극복했다. 소속팀 전북에서처럼 과감한 파울로 상대의 기를 꺾는 장면은 없었다. 대신, 상대의 거핀 파울이 나오면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하며 팀의 기 살리기에 앞장서는 등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김상식은 전반 중반 우즈벡의 수비 전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간파하고 재빠른 패스로 김두현에게 킬러 패스를 연결했다.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우즈벡의 수비라인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환상적인 플레이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상식은 하대성(FC서울)과 교체돼 벤치로 들어갔지만 소속팀의 홈인 전주에서 화끈한 대표팀 복귀식을 치렀다.
김두현도 마찬가지. '패스 마스터'라는 별명답게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동료에게 볼 배급하는 능력은 여전히 탁월했다. 지난 2010년 경찰청에 입대해 K리그가 아닌 R리그(2군리그)에서 뛰어 큰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2010년 9월 이란전에 대표 소집된 이후 1년 5개월 만의 A매치에서 김두현은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녔다. 볼 다루는 센스는 여전했고 상대 수비 공간에 균열을 내는 움직임을 제대로 보여줬다.
전반 19분 이동국의 선제골에는 수비를 한 쪽으로 기울어지게 하는 패스로 기여했다. 후반에는 김신욱(울산 현대) 아래서 공격의 조율사로 나섰고, 추가시간 영리한 드리블로 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김치우의 네 번째 골에 기여했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김상식의 장점은 미드필드에서의 패싱 전개다"라며 이날의 활약을 칭찬했지만 "쿠웨이트전에서는 상대가 역습을 나오는 장면에서 뒤따라가다 파울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라며 충고도 잊지 않았다.
SBS 박문성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첫 소집돼 아직 손발이 잘 맞지 않았지만 허리에서 잘 버텨줬다. 쿠웨이트전에서는 미드필드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들의 역할이 막중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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