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연습경기에 한창인 롯데 자이언츠의 가고시마 캠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투수가 있다. 바로 지난 시즌 후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박동욱이다.
박동욱은 현 시점에서 연습경기서 기용된 롯데 투수진 중 가장 몸상태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6일 자체청백전에서는 1이닝(15구) 동안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했고, 직구 최고구속은 144㎞를 찍었다. 이후 18일 세이부전에서도 1이닝(7구)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무리없는 피칭을 보여줬다. 이날 최고구속은 143km.
박동욱은 사실 1군에서 크게 활약한 경험이 없는 선수다. 1985년생 우완투수로 미평초-여수중-영흥고를 졸업하고 2004년 현대에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지명받아 입단했지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2009 시즌 후 넥센에서 방출됐다. 그리고 새로 출발한 곳이 LG 트윈스.
하지만 잠실서도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2010년 13경기(31이닝) 등판해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한 박동욱은 지난 시즌에는 1군 딱 한 경기 출장하고 2군으로 돌아갔다. 그 한 경기가 박동욱에게는 악몽. 5월17일 KIA전에서 그는 0.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실점(3자책)이라는 최악의 피칭으로 고개를 떨궜다. 결국 박동욱은 구단 측의 신임을 얻지 못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사실 롯데 지명 후에도 박동욱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당시 롯데는 두산 5선발로 활약하던 김성배도 함께 데려왔다. 2차 드래프트의 성과는 김성배에게로 집중됐고, 박동욱은 조용히 롯데로 이적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박동욱은 가장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양승호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현 컨디션을 잘 유지한다면 계투요원으로서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도 "그렇게 많이는 안던졌지만, 컨디션이 가장 많이 올라온 것 같다. 기용된 투수들 중에는 구속도 가장 빠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동욱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벌써 28세다. 더 이상 2군에서만 머무르면서 담금질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과연 박동욱은 올 시즌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릴 수 있을까. 정대현의 부상 이탈 등으로 불안감이 증폭된 롯데 불펜진은 호시탐탐 1군 입성을 노리는 그에게는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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