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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행' 2차 드래프트, '절반의 성공'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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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기대와 우려 속에 첫 시행됐던 '2차 드래프트'가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자체적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형 '룰5 드래프트'로 불리는 '2차 드래프트'가 2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사상 최초로 열렸다. 신생팀의 원활한 선수수급과 2군에 묶여 있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총 27명이 팀을 옮기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2차 드래프트를 마친 뒤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각 구단이) 준비를 많이 해왔다는 느낌이었고, 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지명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정 팀장은 "구단은 지명 선수를 열심히 키워주기를 바라고, 지명된 선수는 새로운 기회라는 생각으로 잘 해주길 바란다"며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구단과 선수가 윈-윈 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되길 기대한다는 뜻이다.

당초 시행 전에는 쓸 만한 선수가 나오겠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1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나오며 팀을 옮겼다. 포지션 중복 등의 문제로 원 소속구단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들을 지명한 구단은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야말로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다.

2차 드래프트의 또 한 가지 특징은 각 구단의 취약 포지션을 메우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투수만 3명을 지명한 삼성을 제외하고는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SK는 두산의 유재웅을 지명해 외야를 보강했고, 롯데는 두산의 사이드암 김성배를 지명해 마운드의 높이를 높였다. 두산은 롯데의 오장훈, 한화의 김강을 지명해 거포 1루수의 공백을 메우려 했다. 내야 자원이 부족한 LG는 넥센의 김일경을, 포수 자원이 부족한 한화는 두산의 최승환을 각각 지명했다.

구단들은 쏠쏠한 전력보강에 성공했지만 갑자기 유니폼을 갈아입게된 선수들이 문제다. 친정팀 LG로 복귀하며 기쁨을 나타내는 최동수같은 경우도 있지만 정든 소속팀을 떠나기를 싫어하는 선수도 있다. 특히 신생팀 NC에 지명된 7명의 선수들은 내년 시즌을 2군에서만 보내야 한다. NC는 2013년부터 1군 무대 합류가 예정돼 있다.

팀을 옮기게 된 모 선수는 "군대 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깜짝 놀랐다"며 "너무 정신이 없어 부모님과 상의하고 있다"고 이적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KBO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바로 선수들에 관한 부분이다.

만약 지명한 구단이 선수와 계약을 맺지 않으면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으로 책정된 양도금만 지급하고 지명권이 말소된다. 선수가 이적을 거부할 경우 2년간 선수 등록이 금지된다. 지명된 선수들은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팀을 옮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정금조 운영팀장은 "선수들이 구단 이동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지명한 구단도 그 선수가 필요하니까 지명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보호선수 40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는 물론 서운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을 원하는 새로운 팀으로 옮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기회는 더 많을 수 있다.

첫 시행치고는 대체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2차 드래프트.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앞으로 보완작업을 거친다면 더욱 좋은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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