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문규현(롯데)에게 있어 2011년은 야구 인생 최고의 한 해였다. 그 과정에는 아쉬움도 있었고 스스로 불만에도 휩싸였지만 모든 것을 털어내면서 좋은 성과를 거머쥐었다. 이제 2012 시즌을 앞둔 그의 최종목표는 더 좋은 활약을 펼친 후 억대연봉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1983년생인 문규현은 군산초-군산남중-군산상고를 졸업하고 2002년 2차 10라운드 전체 78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사실상 기대주에도 미치지 못한 지명순위였고, 상무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그는 1군에서는 몇 경기 출전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기회는 2010년에야 찾아왔다. 백업 유격수로 80경기 출장한 문규현은 안정된 수비로 눈길을 끌었다. 다만 타율이 2할3푼7리로 저조해 더욱 발전이 필요했다.
그리고 2011년, 문규현은 박기혁의 입대 공백으로 생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2010 시즌 후 호주리그에 참가하면서 기량을 더욱 안정화시킨 문규현은 양승호 감독의 부임과 함께 기대치가 높아졌다. 이후 스프링캠프에서 펼쳐진 연습경기에서 장타를 곧잘 쏘아올리며 양 감독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 결과 당시 황재균과의 유격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정작 시즌 개막 후에는 극도로 떨어진 타격감으로 인해 수비력마저 빛을 잃을 정도였다. 4월 1할3푼5리, 5월 1할6푼2리, 6월 1할1푼1리로 그야말로 문규현은 강력한 롯데 타선 속에서 민망한 수준의 타격 성적을 냈다. 양승호 감독도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그랬던 문규현의 방망이가 한여름 폭발했다. 7월 타율 4할2푼3리로 '작은 이대호'로 변신하더니 이후 8월 2할9푼5리, 9월 2할9푼6리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특히 7월에 이대호 등 주력타자들이 다소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당시 문규현의 깜짝 활약은 더욱 빛났다.
문규현은 이번 스토브리그서 롯데 선수단 중 가장 만족한 분위기 속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측은 100% 인상된 8천400만원을 제시했고, 문규현은 단숨에 도장을 찍었다. 2010 시즌 2천600만원, 2011년 4천200만원을 받은 문규현은 연봉을 8천40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2년간 인상폭이 상당한 수준이다.
2012년 문규현의 목표는 더 매서워진 방망이다. 수비 안정의 토대 위에 공격력을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본인의 바람대로 최소 2할6푼에서 2할8푼 정도의 타율은 올려줘야 한다. 특히 올해는 이대호의 이탈로 인해 팀 타선의 협업체제가 중요해진 만큼 문규현의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제.
올 시즌 후 당당히 억대연봉자의 대열에 합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문규현. 최근 2년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그가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는 2012년, 대기만성의 절정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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