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자신감이요? 그거 빼면 시체입니다."
LG 트윈스의 좌완 루키 최성훈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렇다고 분수에 넘치는 자신감이 아니다.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믿고 있는 셈이다.
LG의 사령탑 김기태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올 시즌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신인으로 주저없이 최성훈을 꼽았다. 불펜이 좌완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최성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한 가지 이유다.
LG의 사이판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최성훈은 25일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프로 데뷔 시즌을 맞는 포부를 전했다. 김 감독의 기대에 대해 최성훈은 "책임감이 생기고, 기대만큼 성과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있다. 자신감 없으면 시체"라고 말했다.
최성훈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배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다. 팀 '에이스' 봉중근에게는 특유의 견제 동작이나 투수로서 갖춰야 할 세세한 부분을 배우고 있다. 룸메이트 이대환에게는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여러가지 조언을 듣고 있다.
최성훈에게는 또 한 명의 든든한 선배가 있다. 지난해 '뉴에이스'로 떠오른 박현준이다. 박현준과 최성훈은 경희대 선후배 관계. 최성훈이 1학년 때 박현준은 4학년이었다. 대학 시절 룸메이트를 했을 정도로 각별한 선후배 사이다.
최성훈은 "(박)현준이 형은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스스로 이긴다고 생각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해 주셨다"며 "야구 외적으로도 선배들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라는 조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현준이 체력테스트에서 낙방하며 이번 캠프에 함께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최성훈에게는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다"고 최성훈을 평가한다. 좌완 투수인 최성훈은 시속 140km대 중반의 공을 던지며 결정구로는 커브를 구사한다. 현재는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다. 불펜에서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9년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LG는 올 시즌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신인 최성훈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최성훈은 "다른 팀이 많은 보강이 있었지만 우리팀도 뒤지는 전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회를 잡기 위해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팀 성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팀 성적이 좋아야 선수 개개인도 빛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최성훈이다. 그는 "우리팀에 좌완이 부족하다는 말이 많은데 기회가 생기면 그 자리를 꿰차는 것이 목표"라며 "팀이 잘 돼야 나도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 조직이건 새로운 피가 수혈되면 생기를 띠게 마련이다. LG의 불펜 걱정을 덜 유망주로 평가받는 최성훈이 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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