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저 나이에 저렇게 열심히 뛰는 것 좀 보세요."
LG 트윈스의 신임 사령탑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 최동수가 트랙을 도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LG는 10일 잠실구장과 인근 올림픽 보조경기장에서 선수단 체력테스트를 진행했다. 오프 시즌 휴식기 동안 얼마나 자기관리를 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로 결과에 따라서는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이 바뀔 수도 있었다. 캠프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체력테스트에서 일정 이상의 점수를 획득해야 했다.
선수단 전원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좋은 결과를 내야겠다는 압박감과 함께 프로 선수 특유의 경쟁심이 발동해 테스트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트레이너 팀에게 테스트의 모든 것을 맡긴 김기태 감독도 수시로 테스트장을 찾아 선수들을 지켜봤다.
선수들을 지켜본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많은 준비를 한 것 같아 대견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예의주시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베테랑' 최동수였다.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한 4천m 장거리 달리기. 최동수가 트랙을 돌자 김 감독은 "왕고(참)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기운을 북돋아줬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는 "열심히 뛰는 것 좀 보라"며 "기록이 좀 늦기는 하지만 나이가 있으니 감안해줘야 한다"고 웃음을 보이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1971년생인 최동수는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 둘이다. 불혹을 넘긴 지 2년이나 됐다. 김 감독과도 불과 2살 차이고 팀 내에서는 최고참 선수다. 그런 최동수가 열외 없이 성실히 체력 테스트를 소화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김 감독도 신이 났던 것이다.
4천m 완주 후 숨을 몰아쉬던 최동수는 "운동을 안 하면 위기의식이 생긴다. 프로는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체력테스트는) 젊은 선수들과 나란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테스트 결과에 스스로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동수는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팀 LG에 복귀했다. 마침 LG는 이택근이 넥센으로 FA 이적하면서 1루수와 중심타선에 구멍이 난 상태였고, 최동수는 그 공백을 메울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 감독은 최동수가 베테랑으로서의 역할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고참으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과 몸 관리를 젊은 선수들이 본보기로 삼길 바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최동수를 보며 LG의 선수들은 배울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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