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신임 사령탑 김기태 감독이 새해 훈련 시작부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한 박현준을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다.
LG는 11일 사이판, 오키나와에서 펼쳐지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총 3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명단에 박현준의 이름은 없었다. 전날 있었던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테스트 결과를 캠프 명단에 반영하겠다는 김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전임 박종훈 감독 시절에는 없었던 체력테스트를 올 시즌 도입했다. 휴식기 동안 얼마나 스스로 몸 관리를 잘 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의 휴식기를 제공했지만 여기에는 '프로선수라면 훈련은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김 감독의 지론이 담겨 있다.
박현준은 지난해 팀내 최다승인 13승을 거둔 투수다. 그러나 특별대우는 없었다. 기준을 넘지 못했고, 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김 감독은 "기본적인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며 "고참들도 다 들어오는 시간에 못 들어오면 훈련이 하나도 안 됐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현준은 4천m 장거리 달리기에서 20분이 넘는 랩타임을 기록하며 낙제점을 받았다. 15분49초로 전체 1위를 기록한 김용의에 비해서는 4분 이상 느린 기록이다. 다른 종목인 50m 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에서는 무난한 기록을 냈지만 4천m에서의 부진한 기록을 만회할 수는 없었다.
김 감독은 일단 캠프에 데려가서 몸을 만들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누구는 따로 하고, 누구는 서서히 해야 하고… 그런 것 안 좋아한다"며 "모두가 첫날부터 100%의 몸상태로 정상적으로 훈련을 시작해야 LG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선수단에게 공평하게 똑같은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차후 캠프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단, 조건이 있다.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됐다는 보고가 있어야 한다. 김 감독은 그 기간을 2~3주 정도로 보고 있다. 그 때까지 박현준은 날씨 등 여건이 어려운 국내에 남아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한편 박현준 외에도 주전급으로 꼽히는 우규민, 유원상, 김태군, 김성현, 김선규 등이 이번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 가운데 김성현과 김선규는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명단에서 빠진 경우다.
▲LG 트윈스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
*투수 : 이대진, 이상열, 김기표, 이대환, 임찬규, 김광삼, 신재웅, 정재복, 봉중근, 한희, 최성훈, 임정우, 이성진, 송윤준, 주키치, 리즈 (총 16명)
*포수 : 심광호, 윤상균, 조윤준, 유강남, 나성용 (총 5명)
*내야수 : 최동수, 정성훈, 김일경, 오지환, 윤진호, 정병곤, 김용의, 김태완, 이병규(7번) (총 9명)
*외야수 : 이병규(9번), 이진영, 이대형, 박용택, 정주현, 윤정우, 이민재, 최현종, 양영동 (총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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