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10년만의 가을잔치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LG는 5일 잠실구장에서 2012년 시무식을 갖고 힘차게 한 해를 시작했다. 구단 전 임직원과 사이판에서 재활 중인 '에이스' 봉중근을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참석해 새로운 LG 트윈스의 모습을 약속했다.
이날 LG는 새로운 주장을 선출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경선 방식을 도입, 이병규와 이진영이 후보로 나서 결국 이병규가 주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새 주장 이병규는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단단한 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감독도, 주장도 바뀌었다. 모든 게 새롭다. 새롭게 태어난 LG는 10년만의 가을잔치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죄송하다. 그러나 죄송하다는 말은 오늘로 끝이다. 더는 죄송하다는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음을 강조했다.
LG는 2002년 준우승 이후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 LG는 서울이라는 빅마켓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팀이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크다. 최고 인기 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팬들의 규모도 상당하다.
그러나 그동안 LG 선수들은 이를 부담으로 느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패배를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은 경기에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방해한다. 그리고 이는 다시 패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우선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했다. 승수가 아닌 패수를 내세워 '60패'를 목표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기라고는 하지 않겠다"며 "60패만 한다고 생각하자. 승은 생각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는 곧 60번이나 져도 된다는 뜻이다.
김 감독의 계산은 이렇다. 10연패, 9연패, 8연패 등 1에서 10까지 모든 숫자의 연패를 당해도 60패가 안된다. 물론 그렇게 돼서는 곤란하지만 그만큼 선수들에게 한 번의 패배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이다.
또 하나. LG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팀워크이다. 마스코트의 이름을 '팀웍이'라고 지어놓은 것은 역설적으로 이를 반증한다. 팀워크 형성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이는 '주장' 이병규다.
주장 선임 후 이병규는 선수단 전원을 향해 "모래알, 모래알 하는데 단단한 바위가 되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주장 경선에서 탈락한 이진영의 역할도 강조했다 "진영이와 그 동기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밑에 힘든 애들과 소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규가 최고참이라면 이진영은 중고참에 속한다. 이진영은 1980년생으로 정성훈, 봉중근 등 팀의 투타 주축 멤버들과 동갑내기다. 이병규가 주장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한다면, 이른바 '80클럽' 멤버들은 고참들과 어린 선수들과의 소통을 책임져야 한다.
이진영은 주장 투표가 끝난 뒤 "저 역시 병규 형 옆에서 후배들과 힘을 모아 좋은 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병규와 이진영의 말이 진심이라면 달라진 LG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김기태 감독의 신년사 가운데 이런 말이 있었다.
"야구는 절대 9명이 하는 것도 아니고, 1군 엔트리 26명이 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프런트와 선수단 전원이 함께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사소한 불평을 버려라. 어떻게 하면 모두가 살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달라."
10년째 같은 말의 반복일 수 있다. 그러나 팀 내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된 것만은 분명하다. 감독 김기태와 주장 이병규의 조합이 만들어낼 올 시즌 LG 트윈스의 색깔이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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