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가 '천적' 로페즈를 품에 안았다.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을 보유한 로페즈 영입이 올 시즌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로페즈는 SK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KIA서 뛴 지난 3년 동안 로페즈는 SK전에 15차례 등판해 4승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15경기 등판은 두산전과 함께 최다 출전 횟수다. 두산전에서는 4승6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SK전에서 가장 많은 95이닝을 소화하면서 7개 구단 중 최다인 60탈삼진을 잡아냈다.
또 로페즈는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는 5차전 완봉승을 포함, 2승을 따내며 KIA가 SK를 꺾고 우승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로페즈는 SK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장본인이었다.
그런 로페즈가 SK 유니폼을 입었다. SK는 지난 4일 로페즈를 총액 4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KIA가 2일 로페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SK는 기존 용병이었던 고든과의 재계약 대신 시장에 나온 로페즈를 택했다.
로페즈의 국내 무대 성적은 화려하다. 3년간 29승24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14승으로 최다 승리투수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했다.
SK의 마음을 사로잡은 로페즈의 결정적인 활약은 긴 이닝을 책임지는 '이닝이터'로서의 면모였다. 로페즈는 지난 3년간 총 510이닝이나 소화했다. 리그 전체 투수 중 1위 기록이다. 2위는 류현진(한화)과 송승준(롯데)이 나란히 기록한 508이닝이다. 이 기간 SK의 최다 이닝 투구 선수는 김광현으로, 3년 동안 406.1이닝을 던졌다. 리그 7위에 해당하는 이닝이며 로페즈와의 격차는 크다.
SK가 고든이 아닌 로페즈를 택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다. 이만수 감독은 "고든은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선발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 중간 투수들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면서 고든의 단점을 설명했다.
로페즈가 던진 510이닝을 등판했던 82경기로 나누면 한 경기당 6.2이닝을 소화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 중 중간이나 마무리로 등판했던 12경기를 제외하면 로페즈의 경기당 소화 이닝은 더 늘어난다.
"승수도 고든과 4∼5승은 차이가 날 것이다. 로페즈는 안정적인 선택이었다." 이만수 감독이 밝힌 로페즈 영입 이유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