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우리 선수들에게 화장을 시킬 것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색다른 주문을 했다. 무슨 뜻일까.
김진욱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선수단의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라운드에 나가 선수들을 독려하고, 불펜에서는 박민석의 피칭을 지도하는 등 의욕적으로 2012 시즌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16일에는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훈련을 떠나는 관계로 준비할 것도 많아 김 감독은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 중 잠시 시간을 낸 김진욱 감독은 재미있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화장을 해야한다'는 색다른 의견이다.
김진욱 감독은 "선수들에게 화장을 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자신을 꾸밀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프로 선수인 만큼 운동장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자신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 그것이 프로고, 팬서비스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선수는 프로선수다워야 한다'는 김진욱 감독의 색깔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 오재원의 외모와 패션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지난 7일 열린 '2011 MVP 및 최고신인선수' 시상식장에서 오재원은 도루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시상식 자리서 오재원은 멋지게 염색한 퍼머머리와 콧수염, 그리고 멋진 수트 차림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그 모습을 보고 (오)재원이에게 '정말 멋있다, 네가 프로다'라고 말해줬다. 그게 바로 자신을 꾸미고, 가치를 높일 줄 아는 모습"이라며 "머리를 빡빡 깎고 단정한 것이 프로가 아니다. 각자 개성을 살릴 줄 알아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실 신임 사령탑으로서, 또 올해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아쉬운 과거를 감안하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낼 수도 있지만, 김 감독은 자기표현과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칭찬을 한 것이다.
다만, 김진욱 감독은 경계심도 드러냈다. 자칫 기강해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에 그는 "지나치면 당연히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어느 정도의 선은 지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진욱 감독은 "작년까지만 해도 2군에서 1군에 올라올 때 선수들에게 머리를 깎으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1군에서 2군으로 내려갈 때 머리를 깎으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삼촌리더십' 김진욱 감독은 선수들의 스타일을 중요시한다. 이것 또한 팬서비스의 일환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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