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총 28명이 FA 자격을 획득한 올 시즌 스토브리그. 9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를 선언한 17명의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이제 각 구단은 소속팀 선수와의 재계약과 외부 선수의 영입을 위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게 된다.
본격적인 FA 시장이 막을 올린 가운데 소중한 FA 자격을 포기한 11명의 선수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FA 자격을 포기했다. 이들이 9시즌(대졸의 경우 8시즌)을 뛰어야 얻을 수 있는 FA 자격, 긴 시간 동안 흘린 땀의 대가인 FA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에 FA 자격을 얻고도 신청을 하지 않은 선수는 총 11명. 전준호, 박경완, 권용관(이상 SK), 강영식(롯데), 이대진, 손인호(이상 LG), 이종범(KIA), 송지만, 김수경, 강병식, 강귀태(이상 넥센)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FA 신청을 포기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다음 시즌 성적을 끌어올려 더 좋은 대우 속에 FA를 신청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FA를 신청해도 마땅히 탐내는 구단이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대부분 노장 선수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강영식과 강병식, 강귀태 등 '3강(?)'이 첫 번째 이유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도 FA 신청을 한 해 미뤘던 강영식은 올 시즌 2승 1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1의 성적을 남겼다.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이지만 본인의 성에 차지 않았다. 1981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 강영식으로서는 내년 시즌 확실한 성적을 낸 뒤 FA를 선언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넥센의 강병식과 강귀태도 마찬가지. 올 시즌 넥센의 주장을 맡았던 강병식은 타율 1할7푼4리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포수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는 강귀태 역시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내며 타율 2할3푼5리의 성적을 남겼다. FA 시장에 나올 경우 영입을 노리는 구단은 있을 수 있어도 좋은 대우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성적이다.
이종범과 이대진, 송지만의 경우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1970년생인 이종범은 한국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선수다. 송지만 역시 1973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다. 이들이 FA를 선언한다고 해도 영입에 나설 팀은 현실적으로 없을 수 있다. 소속팀에서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이 선수에게도 구단에게도 바람직하다.
이대진은 올 시즌 중반 LG로 이적해왔다. 전 소속팀 KIA에서 은퇴를 권유받았지만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1974년생인 나이도 그렇지만 자신을 받아준 LG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도 FA 신청은 무리였다.
이 밖에 박경완은 지난해 SK와 맺은 다년계약(2년)이 문제가 돼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 FA를 신청할 수 없었다. FA가 아닌 선수는 다년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KBO의 규정을 어긴 셈이며, 박경완은 FA 자격 획득에 대한 미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시즌 보여준 것이 별로 없는 전준호와 권용관, 손인호 역시 FA 자격 행사를 뒤로 미뤘고, 재기 가능성을 엿보인 김수경도 FA를 신청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성적(1승2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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