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에서 평가절하된 선수가 있다면 누구일까. 두산팬이라면 '소리없이 강한 남자' 임재철(35)을 꼽을 듯하다. 김진욱 감독조차 "(임)재철이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로 그는 실력이나 팀 기여도에 비해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을 때가 왔다. 임재철은 지난 6일~8일 사흘간 이어진 FA 신청기간에 구단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했고, 공식적으로 FA를 선언했다. 그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임재철은 1999년 롯데에 2차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지명돼 입단한 뒤 2002년 삼성, 2003년 한화를 거쳐 2004년부터 두산에서 활약한 우타 외야수다. 두산 입단 후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면서 팀 전력의 버팀목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고, 이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훌륭한 고참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아쉬움이 컸다. FA를 앞둔 해에 부상으로 인해 불완전연소한 것이다. 4월말 왼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서 말소된 임재철은 통증이 잦아들 때까지 휴식을 취하며 재활에 힘썼지만, 끝내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이후 9월 확대엔트리에 맞춰서야 1군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단 36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임재철의 부상은 당시 '김경문호'에게 큰 악재나 다름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임재철의 부상을 상당히 안타까워했다.
지난 4월 덕아웃에서 트레이너와 동행해 발목 통증을 보고할 당시 임재철은 고개를 들지 못했고 김경문 감독은 당황하며 한숨을 그치지 못했다. 'V4'를 위해 달려할 할 시점에서 임재철을 중용하려고 했던 김경문 감독은 그의 발목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답답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만큼 임재철은 김 감독에게 신뢰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임재철은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돌아섰지만, 결국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경문 감독이 사퇴하면서 다시 함께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김진욱 신임감독도 임재철에게 큰 신뢰를 보내고 있다. 공-수-주 전 부문에서 안정감이 넘치는 임재철은 고참 역할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선수인 관계로 김 신임감독은 구단 측에 "꼭 잡아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강호 두산의 부활을 위해 임재철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임재철은 10일부터 19일까지 두산과 우선협상을 벌일 수 있다. 두산 측도 임재철의 가치를 잘 알고 있어 그를 잔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과연 임재철은 어느 정도의 금액에 계약을 하게 될까. 그 동안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온 임재철의 진짜 몸값이 곧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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