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벼랑 끝에 몰린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을 내세운다. 1승3패로 밀리며 우승컵을 삼성에 내줄 위기에 처한 SK의 운명은 이제 고든의 어깨에 달려 있다.
고든의 임무는 최소 5회까지 삼성 타선을 막아내는 것. 더 오래 마운드를 지켜준다면 좋겠지만 5회까지만 버텨줘도 SK의 마운드 운용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 불펜을 오가며 지쳐 있는 상태의 고든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이번 5차전 SK 승패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5차전은 고든에게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째 등판이 된다. 특히 한국시리즈 1,2차전에 연속 중간계투 등판하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평소에도 80구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급격히 구위가 저하되는 현상을 보인 고든이기 때문에 선발로 5회까지만 마운드를 지킨다면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든의 첫 등판은 11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5.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고든은 롯데와의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고든은 23일 5차전에도 선발 김광현에 이어 등판해 3.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SK 마운드의 핵으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고든은 25일 1차전에서 1.1이닝 무실점, 26일 2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SK의 불펜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5차전에는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4일 휴식 후의 등판이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길게 던졌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1, 2차전에서 던졌기 때문에 5회까지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고든이 일찍 무너지면) 중간 투수들이 힘들어진다"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만수 대행의 바람대로 고든이 5회 이상 버텨준다면 이후에는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지켜낼 수 있다. 4이닝 정도는 막아낼 힘이 남아 있는 SK 불펜진이다. 패배한 4차전에 필승조 정대현, 정우람은 등판하지 않았다. 5차전을 생각한 마운드 운용이었다.
그러나 고든이 조기 강판되는 최악의 경우에는 아무리 강한 불펜진이라도 삼성 타선을 틀어막기에는 힘에 부칠 수 있다. 특히 6, 7차전까지 생각한다면 SK의 우승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고든의 임무가 막중한 이유다.
고든의 선발 맞대결 상대는 차우찬이다. 1차전에서 3이닝 5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SK 타선을 꽁꽁 묶은 투수다. 고든도 1, 2차전 중간계투로 등판해 나쁘지 않은 구위를 선보였다. 변수는 지쳐 있는 체력과 지면 끝이라는 부담감이다. 5차전 선발투수들의 명암이 경기 승패는 물론 시리즈 우승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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