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최정의 이번 포스트시즌 성적은 36타수 10안타 타율 2할7푼8리다. 사실 준플레이오프 때만 해도 최악의 타격 컨디션을 보였던 그였지만 이만수 감독 대행은 "최정을 믿는다. 언제든 칠 수 있는 선수"라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다. 최정은 포스트시즌 내내 3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지금은 가장 활발한 타격을 하고 있다.
SK의 라인업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날 선발 라인업이 그대로 다음날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큰 틀을 갖추고 필요한 부분만 유연하게 수정해간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이 대행의 이런 뚝심 속 미세 변화는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4번타자로는 박정권과 이호준을 번갈아 기용하다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박정권으로 굳어졌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이호준을 4번 지명타자로, 박정권을 5번 1루수로 기용했으나 다음날 둘의 타순을 바꿨다. 준플레이오프서 이호준이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침묵하자 이후 박정권이 4번을 도맡았다.
이 대행은 롯데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다시 이호준 카드를 꺼내들었다. "키플레이어는 이호준"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행은 플레이오프 1, 2차전서 이호준을 4번 지명타자로 출전시켰다. 그러나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이 대행은 3차전부터 다시 박정권을 4번에 기용시켰다. 그리고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5차전서 연타석 투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 다른 고민은 안치용의 활용이었다. 타격감은 좋았지만 외야 수비가 마음에 걸렸다. 이만수 대행은 포스트시즌 전 "단기전에서는 실책 하나로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 타격은 잘 쳐야 3할 아닌가"라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반 지명타자로 교체 출전했던 안치용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대타 동점홈런을 쏘아올린 뒤 3차전에서는 결승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안치용은 플레이오프 1차전서 4타수 3안타를 때려낸 뒤부터 우익수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게 됐다. 6번이었던 타순도 5번으로 올라섰다. 안치용은 플레이오프서 15타수 6안타 타율 4할을 기록하며 팀내 가장 높은 타율을 자랑했다.
이후 안치용의 성적이 잠시 주춤하자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바꿨다. 대신 임훈이 다시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 대행은 "안치용의 수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타격에 전념케 하기 위해 지명타자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안치용의 한국시리즈 성적은 7타수 2안타 타율 2할8푼6리다.
SK는 한국시리즈 들어 2차전까지 두 판을 모두 내주고 2연패에 빠졌다. 이 대행은 안치용이 다시 한 번 위기 속 영웅이 돼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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