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득점왕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7경기가 남았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골잡이들이 상위권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어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 알 수 없다.
현재 득점 1위는 경기당 0.86골로 경이적인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데얀(30, FC서울)이다. 22경기에서 19골을 터뜨리며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김정우(29, 상주 상무)가 15골로 추격중이고 이동국(32, 전북 현대)도 13골로 분전하고 있다. 4위 산토스(26, 제주 유나이티드)는 11골로 소리없이 골문을 흔들고 있다.
초반 레이스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전진 배치된 김정우(29, 상주 상무)가 이끌었다. 개막 후 네 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원조 공격수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이후 이동국이 골맛을 보기 시작하며 추격해 1위를 탈환하는가 싶더니 8경기 무득점에 빠지는 동안 데얀이 치고 올라왔다. 데얀은 최근 7경기에서 10골을 몰아넣었는데 이 중 다섯 경기에서 모두 멀티골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이동국과 데얀은 몰아치기에 특히 능하다. 이동국은 8경기 침묵을 해트트릭으로 화끈하게 깨버렸다. 더군다나 올해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12개의 도움을 해내는 등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에도 제대로 눈을 떴다.
반면, 김정우는 한두 경기 걸러 한 골씩 넣으며 '느리지만 꾸준한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연속 두 경기 이상 골을 넣지 못했던 기억이 없다. 매 달 고르게 골을 기록하는 등 기복없는 플레이로 득점 레이스를 달구고 있다.
득점왕 경쟁의 남은 변수는 빡빡한 경기 일정과 김정우의 전역이다. 데얀과 이동국은 각각 소속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을 소화해야 한다. 그나마 이동국은 세레소 오사카(일본)전이라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며 시차 없이 컨디션 조절이 용이하지만 데얀은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하기 위해 장거리 원정을 다녀와야 한다.
컨디션 조절을 그르치게 될 경우 득점 레이스 행보가 꼬이는 것은 당연한 일, 더군다나 데얀은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에도 선발돼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예선도 뛰고 있다. 피로가 쌓이는 상황을 원치 않아도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대표 멤버이기는 김정우도 마찬가지지만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홈에서 경기를 치러 부담은 덜하다. 다만, 오는 21일 전역 후 성남 일화로 돌아가 원포지션인 미드필더로 복귀할 수도 있다.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득점 경쟁에서 이탈할 수 있다.
이미 상무 출신으로는 지난 2003년 이동국이 기록했던 한 시즌 최다골 기록(11골)을 넘어서 1차 목표는 이뤘지만 이왕 넣는 골 화끈하게 넣어 득점왕도 해보고 싶은 것이 김정우의 마음이다.
재미있는 것은 김정우가 전역 후 성남에서 추가골을 기록해 득점왕에 오를 경우 성남 소속으로 상을 받는다는 점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최종 소속팀을 기준으로 모든 상을 시상한다. 골의 대부분은 상주에서 다 넣고 상은 성남에서 받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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