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내리막길을 걷던 KIA는 SK를 만나 3연승을 거두며 선두권 도약의 힘을 비축한 반면 SK는 연패에 빠지면서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KIA-SK의 극명한 희비가 앞으로 펼쳐질 선두권 싸움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K 잡고 살아난 KIA
KIA의 후반기는 절망적이었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했고, 선발진마저 이전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에이스 윤석민은 8월 초반 등판한 두 경기서 승 없이 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주춤거렸다. 로페즈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트레비스마저 지난 6월 29일 사직 롯데전 이후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투수난은 더욱 심각해졌다.
믿었던 톱타자 이용규의 부진도 뼈아팠다. 6월에는 월간 타율 4할4리까지 올라섰고, 7월에도 3할4푼6리는 유지했던 이용규가 8월 들어 2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난조를 보였다. 8월 20일까지 이용규의 월간 타율은 2할에 불과했다. 도루도 단 2개에 그쳤다. 선두타자 이용규의 발목이 묶여있으니 타선이 원활하게 돌아갈 리 없었다. 결국 KIA는 23∼25일 주중 롯데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4위로 떨어졌다.
위태로웠던 KIA가 SK를 만나면서 다시 살아났다. KIA는 26일부터 치른 SK와의 홈 3연전에서 무너졌던 마운드가 부활하며 순위 수직 상승을 일궈냈다. 26일 서재응의 호투로 3연패를 끊어낸 KIA는 27일 윤석민의 맹투를 앞세워 연승을 이어갔다. 28일에는 로페즈가 구원 등판해 4이닝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SK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KIA는 4위에서 2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4위까지 추락한 날개 잃은 비룡
후반기 들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던 SK가 다시 암초를 만났다. SK는 이만수 감독대행 부임 이후 초반 2경기서 모두 영봉패를 당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후 SK는 두산전(23∼25일)에서 2승1패를 기록하며 이 감독대행 체제 후 첫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주말 경기서 KIA에 3연패를 당하며 4위까지 떨어진 것이다.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시즌 초반 10경기 안팎을 치른 시점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3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던 SK다.
여기에 선발 글로버의 엔트리 말소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 28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글로버는 전날 우측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급히 이승호(20번)로 교체됐다. 최근 잦아진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경기를 치를 수 없었던 글로버는 결국 2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광현이 부상과 부진이 겹쳐 일찌감치 선발진에서 물러나며 그동안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글로버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던 투수 역시 글로버가 유일하다. 하지만 글로버는 후반기 들어 5경기에 나와 승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0.61을 기록하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제 남은 선발 요원은 고든과 엄정욱, 이영욱 정도뿐이다. SK의 위기 탈출 돌파구가 요원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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